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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의 명품이야기]'캘빈 클라인' 뉴욕스타일의 대명사

입력 | 2001-04-19 18:37:00


패션계에서 파리는 최신 유행의 도시, 뉴욕은 현실적 생활스타일의 도시로 통한다. 90년대 들어 뉴욕이 급속히 패션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이런 ‘상식’에 변화가 생겼다. ‘뉴욕 스타일’을 빚어낸 미국 디자이너 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캘빈 클라인’.

캘빈 클라인은 1968년 파트너인 발리 슈발츠의 아버지로부터 1만달러를 빌려 여성용 코트를 제작하면서 패션계에 뛰어들었다. 복잡한 절개선과 디테일을 강조하던 기존 여성코트와 달리 심플하고 직선적인 그의 옷은 백화점 바이어들의 눈에 띄었고 대형 백화점에 진열되면서 성공의 가도에 올라섰다.

베트남전이 끝난 뒤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70년대 미국의 패션은 캐주얼한 스타일을 지향했다. 경제 부흥기였던 80년대 복잡한 실루엣과 장식적 요소가 패션계를 장악했지만 90년대에 들어서면서 70년대 스타일은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캘빈 클라인의 단순한 짜임새와 충격적인 모던함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가치관에 딱 맞아 떨어졌다. ‘스스로의 삶과 모습에 자신있는 뉴욕 여성은 심플하게 입는다’는 생각이었다.

미국의 자존심으로 떠오는 캘빈 클라인의 카리스마 뒤에는 최첨단 기법의 광고가 숨어있다. 섹시하고 자극적인 캘빈 클라인의 광고는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90년대 후반에는 어린이 포르노그라피를 이용한 광고 캠페인 때문에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화려한 마케팅에 더해 캘빈 클라인이 정상을 지키는 비결은 고급스런 소재와 탁월한 착용감, 그리고 자연스러운 색상이다. 시간이 흘러도 촌스럽게 보이지 않는 색깔의 천연소재를 움직이기 편안한 스타일로 재단한 그의 옷은 ‘아메리칸 퓨전 스타일’이라는 새 장르를 일궈냈다.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퓨전 스타일 요리’의 인기비결은 먹는 이에게 주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와 실용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 남녀노소가 같이 쓸 수 있는 캘빈 클라인의 향수, 젊음과 성적매력을 동시에 표현한 이브닝드레스 등 그의 패션도 이런 면에서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패션의 새로운 태도를 표현하기 위해 캘빈 클라인의 세계를 창조했다.” 60이 가까운 나이에도 가장 현대적인 디자이너로 꼽히는 그의 패션철학이다.

장 현 숙(보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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