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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KDI 올 경제전망]“최악의 경우 3%대 저성장”

입력 | 2001-04-19 18:52:00


대표적 국책 경제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9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우울한 현주소’를 확인시켜 준다. 특히 불과 4개월 전의 전망과 비교하더라도 올해 거시경제 지표 전망치가 크게 나빠져 최근 몇 개월간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빠른 속도로 악화됐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기대해 온 하반기의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지표 악화 전망〓KDI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안개’속을 걷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경제성장률은 4%대로 낮아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은 4%대로 높아지는 주요 경제지표의 ‘트리플 4%대’ 가능성을 처음 인정했다.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함께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조짐이 뚜렷해진 셈이다.

또 세계 경제 전망이 나빠지면서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 전망도 불투명해졌다며 최악의 경우 3%대의 저성장 가능성을 예상했다. 미국과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작년말의 2.5∼3.0%와 2%에서 1.5∼2.0%와 1% 내외로 낮춰 잡았다.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국내 요인인 ‘금융시장의 구조적 불안’의 핵심을 ‘일부 현대 계열사와 대우 등 기존 부실기업 정리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한국 경제의 잠재적 뇌관’으로 불려온 이들 기업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 경제를 계속 짓누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KDI가 권고한 정책 방향〓KDI 보고서는 ‘일관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가장 강조했다. 미일 경기 침체 등이 국내 자본시장을 더욱 움츠러들게 해 경제 불안을 키울 수 있는 현실에서 정부가 구조조정을 통해 (바닥에 떨어진)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환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 경제 회복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 기존의 부도유예 조치에 대한 후속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현대건설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통화정책 운용 방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환율 상승으로 물가압력이 커진 현실에서 가급적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환율변동을 막기 위한 인위적 개입에 반대했다.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