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 복종 희생을 모토로 하는 럭비정신이 바로 고 이수현씨의 희생정신과 일맥상통합니다.”
올해 대한럭비협회 수장에 취임한 추광호 회장(49·JMI엘레콤 사장)은 럭비정신을 사업과 일상생활에 적극 활용하는 ‘영원한 럭비인’. 부산 배정중 시절 럭비와 인연을 맺은 뒤 한일 양국에서 컴퓨터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는 추회장은 1월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이씨의 사연을 전해듣고 희생정신에 감동해 기꺼이 기념사업회 회장직을 맡았다.
이런 추회장에게 올해 처음 신설된 ‘아시안 상위 3개국 대회’중 한일전(5월13일)은 럭비정신을 몸으로 실천한 이씨의 뜻을 기리며 한일 양국의 우호관계를 드높이는데 더할나위 없는 좋은 기회였다.
추회장은 즉시 일본측과 협의에 들어가 대회명칭을 이씨와 함께 숨진 일본인의 이름까지 넣어 ‘고 이수현―세키네 지로 추모대회’로 정하는데 합의했다. 또 이미 한국으로 결정돼 있던 대회장소도 일본으로 변경했다. 럭비에 대한 인기가 바닥을 헤매는 한국보다 4000여개의 팀이 활동하며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 치르는 게 이씨의 뜻을 기리는 취지에 더욱 부합된다고 판단했기 때문.
추회장은 “럭비를 하면서 참고 인내해야 할 때와 신사도를 지켜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알게 되는 등 건전한 사회인으로서의 기본정신을 배웠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럭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좀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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