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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난지도 매립지 '생태골프장' 변신

입력 | 2001-04-19 18:56:00


《‘거대한 쓰레기 동산이 생태골프장으로.’ 그동안 서울시와 시민단체간에 지루한 갈등이 계속됐던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도 골프장 건설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서울시 김승규 환경관리실장은 19일 “10만3000평 규모의 난지도 제1매립지 부지에 9홀 규모의 생태 대중골프장과 생태공원이 조화를 이루는 ‘노을공원’을 조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어떻게 조성되나〓서울시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협약을 체결한 뒤 설계가 끝나는 올 하반기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 내년 월드컵대회 개최 전까지 녹화작업을 마치고 2003년 4월경 골프장을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80억원 규모.

큰 방향은 난지도 제1매립지 절반 정도에 9홀 규모의 생태골프장을 만들고 나머지 부지에는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

생태골프장은 환경단체의 반발을 우려, 골프장 잔디를 보존하기 위해 사용하는 농약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또 철저한 환경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를 설계 시공 관리 전반에 걸쳐 반영하기로 했다.

나머지 생태공원은 인접한 제2매립지(5만6000평·하늘공원)처럼 건생(乾生) 초지 위주로 조성된다. 특히 이런 지형에 생식력이 강한 띠억새와 메밀, 해바라기 등을 심어 자연학습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할 방침이다.

동시에 이곳이 한강의 전망과 노을을 즐길 수 있는 ‘최적지’라는 점에서 다양한 시민편의시설도 들어설 전망이다.

서울시는 난지도에 생태 대중골프장이 개장되는 시기에 맞춰 뚝섬에 있는 대중골프장을 폐쇄하고 그 자리에 시민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추진 경위〓서울시는 당초 이곳의 활용방안을 둘러싸고 잔디구장, 전면적 생태공원 조성 등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했다.

1차로 제기됐던 잔디구장 조성방안은 8월경 이 일대의 매립지 안정화 공사가 끝나더라도 앞으로 20, 30년간 불균형 침하가 이뤄진다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일찌감치 제외됐다.

전면적 생태공원 조성방안은 시민단체와 첨예하게 대립했던 쟁점. 시민단체가 이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높이가 90m 이상이고 사면이 불안정해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고 △인근에 수십만평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공원이 조성되기 때문에 자칫 ‘중복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생태골프장┼생태공원’의 절충안을 내놓았던 것.

그러나 서울시는 골프장 조성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일부 시민단체가 참여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산하 10인 전문가검토위원회에 의뢰해 현장 검증을 실시한 결과 생태골프장 조성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서울시는 곧바로 사업 추진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에서 “다양한 식물종이 되살아나고 있는 난지도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농약과 비료가 침출수와 섞일 경우 환경오염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여전히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어 향후 이들 단체의 대응이 주목된다.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