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상이 제정된 지 34년이 됐지만 해양과학 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입니다."
과학기술상 과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허형택(許亨澤·한국해양연구원 연구위원·63)박사는 우리의 미개척 분야이던 해양연구에 평생을 바친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허박사는 지금까지 국내 최초의 종합해양조사선인 온누리호 건조, 남극과학기지 건설, 국제 공동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연구 등을 주도해 해양자원 개발사에서 큰 획을 그어왔다.
그는 1960년 국립수산대 해양생물학과를 졸업하면서 해외 유학길에 오르지 않고 곧바로 현장 연구에 뛰어들었다. 만 7년간 국립수산진흥원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해양연구와 해양 관련 국제업무를 맡았다.
"그러다가 뒤늦게 미국에 유학가 위스콘신대에서 인기 어종이던 퍼치의 인공양식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당시 쇠고기값이 올라 어류가 대체 단백질로 부각되던 시기였지요."
그의 인공양식법은 미국의 뉴스위크와 NBC TV 등에 잇따라 보도됐다.
허박사는 77년 말 정부의 재외 한국인 과학자 유치정책으로 귀국해 해양연구소에 들어갔으며 '발전소의 냉각수 취수구에 어류가 많이 빨려들어가 희생된다' 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허 박사는 "제 연구 결과가 환경오염 방지법 제정의 기초가 된데 자긍심을 느낀다" 면서 "생태계의 보전을 전제로 해양자원이 개발돼야 한다는 게 소신" 이라고 밝혔다.
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