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직원들이 서울 논현동의 한 사채업소를 급습해 각종 자료등을 압수하고 있다
국세청이 사채(私債)업자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벌이고 정부여당이 ‘서민 금융이용자 보호대책’을 발표한 것은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고리(高利)사채업의 폐해를 뿌리뽑기 위해서다. ‘선의의 신용불량자’에 대한 구제대책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각종 단속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높은 문턱’ 때문에 기승을 부렸던 사채시장의 문제점을 얼마나 없앨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사채업자 첫 특별세무조사 배경과 내용〓국세청측은 “이번 사채업자 세무조사는 단순히 음성 탈루소득을 뿌리뽑고 세금부담의 형평성을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영훈(權寧焄) 국세청 조사2과장은 “주로 서민층이 고리채를 쓰다 제대로 갚지 못할 경우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앞으로 사채업자를 계속 감시하기 위해 서울 중부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6개 지방청 조사국에 사채업자 전담관리팀을 만들고 전국 세무서에 고리 사채업자 신고센터도 만들었다. 피해자는 전화 팩스 직접면담 인터넷 등 편리한 방법으로 신고하면 되며 신고자의 신분은 공개하지 않는다.
▽사채업자에 대한 ‘채찍과 당근’ 병행〓신용불량자로 낙인찍혀 사채시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서민층에 대한 대대적인 ‘사면’조치가 돋보인다.
또 사채업자들이 ‘주먹’으로 돈을 받아내지 못하도록 단속하면서 사채업자를 양성화해 관리하도록 했다. 당정은 이를 위해 사채업자가 시도지사에 반드시 등록해 ‘영업’하도록 하고 등록을 하지 않는 사채업자는 형사처벌키로 했다. 또 사채업자가 개인 및 영세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는 일정수준 이상의 이자는 받지 못하게 할 방침인데 이자 상한선은 연리 30∼40%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신용카드 발급 남용에 따른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카드회사가 카드대금을 갚을 능력이 있다고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사람에게만 카드를 발급토록 한 것도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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