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자금난, 금강산관광사업 손실누적, 현대전자 대출연장 등 삼각파도를 맞은 현대그룹이 채권금융기관간 갈등 심화 등으로 또다시 암초에 부딪혔다. 여기다 일부 시중은행들이 현대건설에 대한 충당금을 50% 이상 쌓는 등 사실상 ‘부도난 회사’로 치부할 만큼 사정이 좋지 않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의 외자유치가 추진되고 있으며 금강산관광도 성수기인 5월 손님 끌기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건설 사실상 회사채 부도〓현대건설의 주 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한 주요 5개 은행은 20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투신사의 펀드에 편입된 회사채도 출자전환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투신권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중은행 내부에서도 출자전환 대상채권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이달 초부터 1000억원이 넘는 회사채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은 출자전환이 하루빨리 이뤄져 회사채 신속인수대상에 들어가야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20일 한미은행은 1·4분기 결산을 하면서 현대건설 대출금에 대해 85%의 충당금을 쌓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0%보다 무려 35%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부도가 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로는 사상 최고이다. 하나은행도 현대건설의 충당금 적립률을 35%에서 50%로 대폭 올렸으며 국민은행도 19%에서 40%로 높였다.
현재 채권단은 현대건설 대주주지분 24% 완전소각과 소액주주 감자비율을 5.26∼3.12 대 1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