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왼쪽)과 이상군
김치의 주재료는 배추지만 그 맛을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양념이 필요하다. 마늘도 있어야 하고 고춧가루, 소금도 필요하다.
프로야구 8개 구단에는 이처럼 ‘양념’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 팬들로부터 스타로 대접받지는 못하지만 팀내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다.
SK 외야수 채종범(24)도 그런 선수 중 한명. 지난해부터 SK 유니폼을 입자마자 주전자리를 꿰찬 채종범은 프로 2년째로 접어든 올해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 팀내 톱타자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며 SK 초반 선전의 주역으로 활약중.
올해에는 양념 정도가 아니라 아예 탐스러운 ‘통배추’로 변신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그는 19일 현재 타율 0.462(39타수 18안타)로 당당 1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구단에서는“이종범은 없지만 우리 팀엔 채종범이 있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채종범과 동갑내기인 삼성의 2년차 투수 이용훈(24) 역시 활약이 빛나고 있다. 팀내 선발진에서 임창용과 함께 2승을 거두며 믿음직한 선발로 인정받고 있다. 19일 잠실 두산전에선 6회까지 막강 두산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하기도 했다. 주무기는 직구. 스피드도 140㎞대 중반으로 수준급이지만 초속과 종속이 같을 정도로 공의 위력이 끝까지 유지되는 게 장점. 삼성 김응룡감독이 시즌 전 수많은 선발후보 중에서 이용훈의 자리는 일찌감치 예약해 놨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해태 외야수 양현석(24)은 ‘미완의 대기’. 스윙이 다소 거칠지만 일발장타 능력이 있다.시즌 타율 0.375(24타수 9안타)에 팀내 공동최다인 3홈런을 쳤고 타점도 9개.
나이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한화의 이상군(39)은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기는 경기에 투입돼 마무리로 가기 전 중간계투요원으로 등판하고 있는 그의 손끝에서 한화의 5승이 일궈졌다. 6경기에서 승없이 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상군은 팀이 이기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데 만족.
이밖에 두산의 ‘만능 백업요원’ 홍원기와 LG의 안상준 등도 팀에서 ‘소금’ 같은 존재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