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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초중고 인터넷연결]'정보 바다' 누비며 생생한 수업

입력 | 2001-04-20 18:49:00

서울 경기상고에서 컴퓨터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 김대중대통령


20일 오전 10시반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기상고. 전국 초중고 인터넷 연결 기념식에 참석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 학교 컴퓨터실에서 수업을 참관했다.

김대통령은 김병준군(17)에게 “무엇을 검색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군은 “꽃가게를 할 경우 어떤 조건을 갖춘 곳이 좋은지를 검색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 여학생이 등기소를 클릭해 ‘전세계약서’ 서식을 검색하자 김대통령은 “현장감 있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산교육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 1학기부터 전국 초중고 교실에 인터넷이 깔리고 모든 교사들에게 컴퓨터가 지급됨으로써 세계 최초로 ‘학교 온라인화’가 완성됐다.

▽전국 교실 온라인화〓모든 교실과 컴퓨터실에 PC가 설치된 것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이 세계 최초다. 영국 미국 등의 나라에선 대부분 교실이나 컴퓨터실 가운데 한 곳에만 PC가 설치돼 있다. 일본은 컴퓨터실에만 PC가 있고 컴퓨터실 보급률도 57.4%에 불과하다.

인터넷 연결속도는 최소 256kbps 이상이며 전 학교의 45%가 초고속인 2Mbps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영국은 128kbps, 일본은 64∼128kbps, 미국은 56kbps 수준.

인터넷 전용선로의 사용료도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싸고 학생들은 부담이 없다.

▽달라질 학교 교육〓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자료를 즉석에서 찾아 교육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우주선 발사에 대해 공부할 때 미국항공우주국(NASA) 사이트에 들어가 생생한 각종 학습자료를 구할 수 있다. 가상실험실에서 학교에서 하기 힘든 실험장면을 볼 수 있고 구석기시대 유물 모습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정보의 바다’가 교실에 있는 셈이다.

학교 홈페이지에 각 학년, 반마다 코너를 만들어 컴퓨터로 숙제나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토론방에서 급우끼리 채팅이나 e메일을 나눌 수도 있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서로 e메일로 학업 진로 등에 대한 고민을 상담할 수도 있다.

경북 항구초등학교는 인터넷 교육을 통해 전교생 805명 중 113명이 워드프로세스, 컴퓨터기능인증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교육부 김정기(金正基)국제교육정보화기획관은 “수업뿐만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 전산화, 학교 종합관리시스템 구축, 일선 학교와 교육청간의 문서 전산화, 증명서 발급 전산화 등을 통해 교사의 잡무도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화 교육이 관건〓PC를 다루는 것은 정보화의 걸음마에 불과하다. 교사 학생들에게 정보화 교육을 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교재와 교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교사들이 또 정보화 시대에 맞게 자료를 검색하고 이를 가공해 활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교육부는 97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8만5000명에게 정보화 교육을 시켰고 올해부터 3년간은 매년 11만여명을 교육시킬 계획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 필요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개발해 2002년까지 국민공통 기본 교과에 대한 97종 171책 3만여점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급할 예정이다.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