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때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에 노출되었던 군인의 자녀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급성골수성 백혈병(AML)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국립과학원 산하 의학연구소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이르바 헤르츠 피치오토 박사(노스 캐롤라이나대 교수)는 19일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월남전 때 고엽제로 사용된 에이전트 오렌지와 AML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내는 “제한적 또는 암시적인”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헤르츠 피치오토 박사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호주 군인 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자녀들 가운데 13명이 AML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하고 일반적인 발병률로 계산한 0∼6명 사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어린 나이에 발병한 아이들이 연관성이 가장 강력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발병 원인이 부모에게서 왔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헤르츠 피치오토 박사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앤서니 프린시피 재향군인부 장관은 에이전트 오렌지가 군인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이러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월남전 당시 미군은 베트콩이 은폐물로 이용하는 정글을 없애기 위해 총 1900만 갤런의 고엽제를 공중에서 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