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교수가 물었다.
“요즘 메이저 신문쪽은 어떻게 돌아갑니까?”
언론학자가 받았다.
“실력이 달리거나 면허가 없는 사람들이 특정 집단과 연대해 의료개혁을 외친다고 합시다. 서울의 유명 종합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것은 ‘환자독과점’에 ‘불공정거래’이므로 ‘환자분배공사’를 만들어 환자들을 병의원에 배정하도록 하면 해결됩니까? 문제의 본질은 의료기술 수준차이에 있지 명의에 환자가 몰리는 데 있습니까?”
“국민의 다수가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데?”(의대교수). “‘의료개혁은 필요한가’ 식으로 물으면 100%가 찬성할 것입니다. ‘한국은 선진국이 되어야 하는가’ 식의 질문에 누가 반대하겠습니까.”(언론학자) “‘언론고시’가 있는데 ‘신문고시’는 또 뭡니까?”(의대교수) “잘 아시면서…. ‘언론고시(言論考試)’란 메이저신문사에 기자로 입사하기 어렵다고 해서 입사시험을 소비자 입장에서 일컫는 것이고 ‘신문고시(新聞告示)’란 개별 신문사가 신문을 배달하는 유통시장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야쿠르트를 배달하는 ‘여사님들’이 다른 회사 제품도 배달하겠다고 하면 정부가 그렇게 하도록 한다? 누군가의 조종으로 어떤 ‘여사님’이 야쿠르트에 문제가 많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다른 회사제품을 판촉하면 시장은 엉망이 됩니다. 유통망이 제3자에게 장악돼 버린 기업은 끝장입니다.”(언론학자)
이번에는 언론학자가 물었다.
“신자유주의에 시장경제를 내세우면서도 양화가 구축 당하도록 하는 형국입니다. 명의란 무엇입니까?”
의사가 설명했다.
“암환자라 하더라도 의사는 최소한의 부작용으로 암세포를 파괴해야 합니다. 극약을 마구 처방해 정상세포도 죽여 환자의 생명을 앗으면 치료가 아니라 살인이지요. 그래서 새 치료법에 대해 수많은 동물실험을 거친 뒤 말기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합니다. ‘독성(毒性) 없음’이 확인돼야 실용화되지요. 웬만하면 환자가 ‘자율적으로’ 회복할 수 있게 돕는 사람이 명의입니다. 마구잡이식 인간생체실험은 전쟁상황 또는 파시즘사회에서나 하는 일입니다. 지금이 그 상태입니까?”
그 뒤에 만난 생물학자는 동물의 세계를 예로 들면서 설명했다.
“너도 이익 나도 이익은 공생, 너는 손해 나는 이익은 기생의 관계입니다. 스파이트(spite)는 너도 손해 나도 손해의 관계를 말합니다.”(생물학자) “그런 무모한 짓을 왜 할까요?”(기자) “강한 상대를 물어뜯고 싸우면 피아(彼我)가 다치지만 상대의 손해가 더 크면 나는 이익이라는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고등동물(인간)사회에 있지만 사슴과 같은 동물사회에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생물학자)
“좀 구체적으로….”(기자) “침팬지의 경우 주도자 한 놈이 다른 놈과 연대해 경쟁자를 제압한 뒤 제휴한 놈을 왕으로 등극시키고 자신은 슬그머니 킹메이커로 남습니다. 그 킹메이커는 나중에 또 다른 놈과 연대해 왕을 몰아내고 파트너를 킹으로 내세우거나 자기가 지배합니다. 앞장서서 싸운 놈이 죽거나 이기거나 상관없이 뒤에서 조종하는 놈은 항상 이익을 취하는 것입니다. 지금 인간세상에 ‘물어뜯기’가 있다면 뒤에서 이익을 챙기는 쪽은 누구일까요?”(생물학자)
홍호표 hp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