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노조에 대한 폭력 진압의 수습 방안으로 나온 경찰청장 경질론에 대해 경찰대 총동문회가 반대 성명을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대 총동문회는 지금까지 경찰과 관련된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단호한 성명을 내놓아 눈길을 끌어왔다. 이들의 견해 표명이 이목을 끄는 것은 경찰대 출신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수 정예'라는 점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찰대학교의 위상을 다시 생각해본다. 경찰대는 여타 사관학교들과 같은 취지로 설립됐는 데 바로 이 점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 국민은 육사 출신 장교들의 모임인 하나회 를 일소했던 일을 기억한다. 이런 숙군 조치는 소수 엘리트 집단에 의한 조직 장악이 군의 사조직화를 가져오고 군의 결속과 정치적 중립을 해칠 위험이 크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경찰조직의 의사가 강한 동질성을 지닌 소수 집단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경찰 수뇌부도 소수 집단의 의사 표명을 암묵적으로 조장하거나 편승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경찰대 동문회는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더 자중해야 할 것이다. 경찰이 정치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소임을 다할 때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정철승(사법연수원생·서울 은평구 불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