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거액을 받고 프로무대에 들어선 새내기들이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단별로 16경기씩을 소화한 23일 현재 가장 큰 시련을 겪고 있는 선수는 3억5천만원을 받고 SK에 입단한 `시드니 영웅' 정대현.
시드니올림픽에서 우승팀 미국의 강타선을 잠재웠던 정대현은 제구력과 구속에서 모두 문제를 드러내며 원 포인트 릴리프로만 마운드에 올라 4이닝동안 6실점, 방어율 6.75를 기록하고 있다.
강병철 감독은 '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다소 부풀려진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며 '현재 구위로는 원 포인트 릴리프로밖에 쓸 수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역대 고졸선수 최고액인 계약금 5억원을 받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정호도 기대에 못미치기는 마찬가지.
당초 선발 한자리는 충분할 거라던 이정호는 시범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잇따라 보여 정규시즌에서는 중간계투로만 간간이 모습을 비치며 몸값을 제대로 못해내고 있다.
LG의 고졸기대주 이동현의 부진은 더욱 참담하다.
시즌 직전에야 마무리로 보직이 조정돼 적응이 늦은 탓인지 이동현은 4경기에서 4이닝동안 7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졌고 17일에는 2군으로 강등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해태의 김주철도 빈약한 마운드 덕분에 선발 한자리는 꿰찼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력으로 1승2패에 방어율 5.40을 기록,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모습이다.
신인들 중에서 유일하게 2승(1패)을 올린 김희걸(SK)도 방어율 9.00이 말해주듯 뛰어난 구위로 얻은 승리는 아니다.
타석에서는 박한이(삼성)가 타율 0.275, 2홈런으로 그나마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롯데가 `호타준족'으로 기대를 걸었던 신명철은 타율 0.091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고 SK의 김동건은 타석에서 좀처럼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시즌 초반 높은 프로벽을 실감하고 있는 고액 신인중 누가 먼저 부진에서 탈출,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느냐가 현재 혼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순위싸움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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