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모씨(31)는 지난 3월말 은행 직원으로부터 재가입하라는 권유를 받고도 만기가 된 정기예금 1000만원을 찾았다. 이자율이 연 5%대로 내려앉자 다른 곳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정씨는 최근 이 자금을 한빛은행 ‘모아정기예금’에 넣었다.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이자율이 연 6.2%인데다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추가 입금할 수 있었다.
▼글 싣는 순서▼
① 마이너스 금리의 사회상
② 고금리시대, 영영 끝났나?
③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일본의 교훈
④ 부동산투자, 과연 대안인가?
⑤ 금융상품 틈새찾기
금리가 낮다보니 만기를 짧게짧게 투자하면서 적절한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늘고 있다.
국민은행의 수시입금식 정기예금엔 두 달여만에 7조9000억원이 몰렸다. 한미은행 재테크팀 이건홍팀장은 “하반기엔 금리가 다소 오른다는 전망이 우세해 단기로 운용하다 장기로 갈아타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단기 상품으로 재테크 전문가들이 첫손에 꼽는 상품은 ‘단기추가금전신탁’. 가입후 3개월만 지나면 수수료없이 해지할 수 있고 채권투자 비중이 적어 금리가 불안해도 수익률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상품에 가입할 때는 수익률은 물론 채권 투자비율이 적은 지도 고려해야 한다. 은행별로 수익률은 연 6.0∼6.5%선.
수천만원대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특정금전신탁도 주목할 만하다. 고객이 투자대상을 직접 정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으로 3개월 만기의 경우 연 6.5%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하나은행 재테크팀 김성엽차장은 “이 상품은 채권시가평가에서 제외돼 금리가 심하게 요동치더라도 안정된 수익률을 낸다”며 “대부분 은행이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입 한도는 은행별로 3000만∼5000만원.
올해부터 예금부분보장제도가 도입된 만큼 은행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많다. 종금사나 신용금고에 예금보장 한도인 5000만원 이하로 분산투자하면 은행보다 연 1%포인트 이상의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코미트금고의 경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7.7%로 시중은행보다 무려 2%포인트나 높다. 예금보험공사가 1대 주주인 하나로종금은 6개월 이상 1년까지의 발행어음 금리가 연 7.3%이며 동양(7.2%) 한불(7.5%)등의 1년짜리 발행어음도 연 7%를 넘는다.
사소한 금리차라도 놓치지 않으려면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제일은행은 ‘퍼스트가계적금’을 인터넷으로 가입할 때 0.2%포인트, 신한은행은 주택청약정기예금을 인터넷으로 가입할 때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절세상품의 경쟁력도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가장 먼저 ‘생계형 저축’에 가입할 수 있는지 따져본다. 65세 이상은 누구나 1인당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할 수 있기 때문. 부모 두 사람이 4000만원을 분리과세신탁 ‘생계형저축‘으로 가입하면 연간 약 55만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비과세상품에는 연봉 3000만원 이하의 직장인이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근로자우대저축과 만 18세 이상의 무주택자가 가입할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만기 7년) 등이 있다.
특히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부양 가족이 있는 근로소득 세대주에겐 연간 300만원 한도내에서 연간 불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다. 한미은행 이건홍팀장은 “연간 소득이 4000만원 정도인 경우 소득공제로 인한 이자율상승효과는 연 4%”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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