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1일부터 전국의 초중고교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홍역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보건원은 ‘국가홍역퇴치 5개년 사업’의 2단계로 전국 초중고생 500만명을 대상으로 5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일제히 홍역 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홍역환자가 급증한 뒤인 12월 초중고생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홍역면역도를 조사한 결과 홍역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학생이 전국에 84만명 정도로 추정됐다. 국립보건원은 집단 접종을 하지 않으면 이 중 40만명이 실제로 홍역에 걸리고 이 가운데 40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했다.
만8세(초등학교 2학년)에서 만16세(고교 1학년)의 600여만명 가운데 이미 홍역과 볼거리 풍진 등을 예방하는 MMR혼합백신을 2차례 맞은 80만∼100만명은 학교에 확인서를 내고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집단접종은 보건소 직원들이 학교를 직접 찾아가 무료로 실시한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72만명은 대부분 1∼3월에 2차 접종을 마쳤다. 홍역환자는 94년에 7883명이 발생한 뒤 97년과 98년에 각각 2명과 4명으로 거의 사라진 듯했으나 4∼6세 때 2차 접종을 하지 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번져 지난해 환자수는 3만2088명이나 됐다. 올들어 21일 현재 1만603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홍역 예방접종 대상 학생 500만명 중 1000여명에게서 발진과 고열 등의 이상반응이 예상되므로 선천성 질병이 있거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을 오래 먹는 학생은 접종 전에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홍역 예방접종 Q&A▼
5년 내 홍역 퇴치를 목표로 실시되는 이번 집단예방접종에 대해 일문일답식으로 알아본다.
―왜 예방접종을 하나.
“홍역은 심각한 전염병이다. 홍역에 걸린 어린이는 고열 발진 기침 두통에 시달리며 심한 경우 시력을 잃거나 뇌염에 걸린다. 뇌염을 일으키면 10명중 4명이 뇌손상을 입는다.”
―집단접종이 의무적인가.
“그렇다. 1차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10년이 지나면 10%가 항체를 잃어 홍역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데 2차 접종을 하지 않은 학생이 전국에 84만명이나 돼 올해도 홍역이 유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떤 백신을 맞나.
“홍역과 풍진 등 두가지를 예방하는 MR백신이다. 전에 홍역 단독백신을 맞았거나 MMR(홍역 볼거리 풍진) 혼합백신을 한번만 맞은 학생은 이번에 MR백신을 맞아야 한다.”
―왜 만 7세 이하는 일제 접종을 하지 않나.
“홍역은 주로 10세 전후에 발생한다. 만 4∼6세 때 2차 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3∼5년 뒤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이때 집단생활로 인해 홍역에 걸리기 쉽다.”
―MR백신은 안전한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에서 안전성을 확인해 각국에 추천한 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품질을 재차 확인했다.”
―접종하면 안되는 경우는….
“암이나 백혈병 등 질병이 있거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을 장기간 복용한 어린이, 전에 홍역접종 뒤 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 어린이 등은 접종 당일 현장에서 보건소 소속 의사 등의 정밀진단을 거쳐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열이 있으면 일단 접종을 미루는 게 좋다.”
―반점이나 고열 등 부작용은….
“2차 접종시 부작용은 1차 접종 때보다 훨씬 적다. 대부분 3일 내에 사라지나 이상 증세가 계속되거나 증상이 갑자기 나빠지면 빨리 병의원에 가야 한다.”
―접종 뒤 주의할 점은….
“목욕은 24시간이 지난 뒤에 하고 접종 당일엔 외출과 격렬한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