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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리뷰]가객의 못다한 노래, 김광석 5집

입력 | 2001-04-24 16:28:00

고 김광석(가운데)이 평소 절친하게 지냈던 안치환과 배훈(사진 왼쪽부터 차례로)


통기타와 하모니카 하나만으로 청중을 압도했던 김광석.

그의 호소력 짙은 보컬은 듣는 이로 하여금 이별의 아픔과 사랑의 상처를 떠올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운동권 출신이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는 그의 음악적인 역량은 대단한 파급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김광석을 김민기, 한대수의 대를 잇는 포크 뮤지션이라 평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은 김광석이 노래한 주요 테마였다. 82년 명지대 경영학과 입학 후 음악 동아리 '연합메아리'를 시작으로 '노래를 찾는 사람들'과 '동물원'을 거쳐 솔로로 독립한 그는 1000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을 펼쳤는가 하면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등 포크 명곡을 김광석 스타일로 재조명하기도 했다.

김광석이 세상을 등진 지 5년째. 그의 히트곡들과 미완성곡을 추가한 뜻깊은 음반이 나왔다. '김광석 클래식 5'가 그것으로 조동익, 신영웅, 함춘호, 김형석, 이태윤, 강수호, 등 인기 뮤지션과 체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가미해 한층 세련된 음악으로 탈바꿈했다.

미발표곡 '외로운 밤'과 '틈'은 그가 죽음을 맞기 전에 혼자 가녹음 해두었던 목소리에 다양한 사운드를 가미해 부활된 노래.

그가 라이브 현장에서 즐겨불렀던 '먼지가 되어'의 애절한 목소리나 동물원 시절 발표했던 '새장속의 친구'에서의 시적인 가사와 포크 사운드의 화음은 언제 들어도 좋다.

김광석의 솔로 히트곡 '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도 사랑과 이별의 연작시로 감상할만 하다.

이번 음반은 '사랑의 가객' 김광석의 노래를 웅장한 스케일로 그려냈다. 절친했던 동료 선후배 음악인들의 도움으로 김광석표 사운드가 부활한 것이다. '김광석 클래식 5'는 국내 가요계의 포크 사운드를 대중화했던 인물을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황태훈 beetlez@donga.com

♬ 노래듣기

  - 먼지가 되어

  - 외로운 밤

  - 말하지 못하는 내사랑

  - 새장속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