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됐던 한국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22일 밤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 근처 중화세기단(中華世紀壇)광장에서 열린 ‘한중 슈퍼콘서트’를 계기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 가수의 공연을 불허해 온 것은 당시 한국측 공연기획자가 중국 공연을 하루 전날 갑자기 취소한데 따른 제재 조치였다.
그동안 우리측은 공연 재개를 위해 여러 채널로 중국과 접촉해온 결과 이번에 공연을 재개하게 것. 이날 공연은 5000여 관객이 환호하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치러져 한류(韓流·중국내 한국 문화 바람)의 부활을 다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리측은 이번 공연에 대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취지를 내걸었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 중심부를 콘서트장으로 허가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은 콘서트를 중국 전역에 녹화 방영했다.
‘베이징 올림픽 추진위원회’의 류징민(劉敬民·북경 부시장) 상무부주석은 “중화세기단에서 공연한 가수는 이번 한국 가수들이 처음”이라며 “이번 행사는 한중 문화 교류의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콘서트에 참가한 한국 가수는 안재욱 ‘베이비복스’ ‘코리아나’ 유승준 등으로 중국의 인기스타 장이에(張也) 류친(劉俊)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안재욱과 ‘베이비복스’는 한국 가수 중 중국 내 최고의 스타로 그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동안 ‘한류 열풍’이 수그들지 않았음은 콘서트장 바깥에서도 확인됐다. ‘NRG’가 중국 공연을 갖기 위해 23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자 50여명의 ‘오빠부대’들이 사인과 사진 촬영 공세를 펼친 것.
한국 가수들의 공연은 계속 이어지게 된다. 5월18일 안재욱과 ‘NRG’가 합동 공연을 열고 ‘베이비 복스’는 7월부터 상하이(上海) 등 중국 5개 도시를 순회 공연한다. 안재욱은 후난(湖南)성의 한 TV와 드라마 출연을 협의 중이다.
한국 가수들이 중국 젊은이들을 매료시키는 이유는 중국의 대중가요가 볼거리와 사운드면에서 수준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 특히 한국 가수들이 보여주는 댄스의 화려함은 중국 팬들에게 새로운 문화로 부각되고 있다.
기획사 ‘스타 코리아’측은 “한류는 중국내 ‘한국 브랜드’가치를 단숨에 높였다”면서 “그러나 한류를 중국 내에서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로 연결시키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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