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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영재의 월가 리포트]“인텔랠리 한번더” 목타는 반도체주

입력 | 2001-04-24 18:42:00


반도체 업종의 바닥논쟁이 점차 과열되고 있다.

메릴린치가 부정적인 리포트를 내면서 다시 시계(視界) 제로(0)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최근 반등에 따라 반도체 주식들은 다시 고평가된 상황에 처했다는 평가에 따라 투자등급을 한단계씩 낮추었다. 아직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기는 시기상조이며 따라서 최근의 반등은 비정상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로써 애널리스트의 입장은 비관론자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낙관론자에 앞서게 됐다. 지난 2주간 반도체를 둘러싼 논쟁을 살펴보면 살로몬스미스바니증권의 조나단 조셉만이 유일하게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대표적인 반도체 애널리스트라 할 수 있는 리만브라더스와 모건스탠리딘위터 그리고 메릴린치는 비관론을 펴면서 사실상 비관론자들이 판정승을 거뒀다. 주가도 지난 2주간 반도체 주가를 중심으로 반등에 나섰지만 메릴린치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급락해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거듭되는 반도체 경기 논쟁에도 불구하고 4월들어 반도체 업종은 놀랄만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반도체 업종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월 4일 이후 지난 주말까지 44%라는 폭발적인 상승을 보였다. 반도체 업종은 주도업종으로서 전체 기술주들을 끌고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반도체 경기 논쟁은 애널리스트들만의 싸움이었지 정작 시장에서는 낙관론의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인 인텔사가 1/4분기 실적 보고를 통해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호전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논쟁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해낸 것도 반도체 주가 상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단기 급등이 너무 지나치지 않았느냐는 회의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때마침 나타난 부정적인 보고서는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폭락을 맞았다. 단 이틀간의 조정으로 지난 열흘동안의 반등을 무산시키지는 않겠지만 현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대부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분명 위협적인 요소다.

현재 기술주들을 이끌고 올라가는 반도체 업종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나스닥시장의 운명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 인텔사의 실적 발표와 같은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의 실적 호전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