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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범수-진양혜씨 부부 이렇게 키워요]"아기 맘 엄만 알죠"

입력 | 2001-04-25 18:41:00


“둘째가 참 예뻐요. 어쩜 그리 예쁜지 모르겠어요.”

둘째를 낳은 엄마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물론 첫째에 비해 훨씬 더 예쁘다는 말이 아니다. 큰 아이 때는 잘 모르던 것을 이젠 좀 알만하고 여유가 생겨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훨씬 자연스럽고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면서 생긴 노하우가 엄마를 전문가로 만든 셈이다.

큰 아이를 임신하고 나서 하루가 멀다하게 구입해 밤을 새워가며 읽었던 것이 육아 전문 서적이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무슨 대입 참고서 보듯 늘 옆에 끼고 나의 아이의 상황과 맞춰보곤 했다.

하지만 무슨 학설이 그리 많은지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 외국어 교육 시작하는 시기나 방법 등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는 방법이 넘쳐났다. 방대한 정보의 양에 기가 질리고 ‘정말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과 도대체 어떤 방법이 더 좋은 지 판단이 안서 고민도 많이 했다.

사실 우리의 어머니들은 그들의 어머니나 할머니로부터 엄마로서 알아야 할 것을 배웠지만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회인으로 활동을 시작한 나만해도 미처 육아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을 여유가 없었다. 또 맹목적으로 그 많은 육아서적들을 탐독하고 육아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여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하면 우리 모두는 부모로서의 본능이 있다. 이 본능이 발현되는 데 약간의 시간상 차이가 있을 뿐이다. 육아 정보에 너무 의존하는 육아 방법이 도리어 엄마로서 느낄 수 있는 본능과 내면의 소리를 간과해 아이와의 교감을 방해할 수도 있다.

단순히 더워서 잠을 안자고 칭얼대는 아이를 밤새 업고 어르면서 ‘도대체 이 아이가 왜 이럴까’를 내가 아는 모든 육아정보에 대입하며 속상해했던 경험도 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 나의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단지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그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다. 아이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따라야 할 몇 가지 상식을 제외하고 육아 정보는 자식에 대한 모성 본능을 보강하고 엄마로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보조’ 수단일 뿐이다.

이제 나도 임신한 후배나 갓난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조언도 하고 경험담도 들려준다. 그리고 예전에 내가 귀를 기울였던 것처럼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덧붙인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 달라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이에게 무엇이 맞는지는 바로 엄마가 결정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