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유럽유학 1호 한국인화가 배운성씨 초기작 국내 첫 공개
유럽으로 건너간 최초의 한국인 화가인 배운성(1900∼1978)의 초기 유화작품 48점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분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을 마치고 최근 귀국한 전창곤씨(43·경기대 서양어문학부 강사)로부터 배운성의 유화 작품들을 입수해 26일 공개했다.
이들 작품 중에는 1930년대 중반 그려진 ‘자화상’ ‘꽃이 있는 정물’ 등 인물화 정물화이외에 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루빈시타인(1887∼1982)의 초상을 그린 그림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전씨는 구입 경위에 대해 “파리에서 한 화상으로부터 1999년 2월 47점을 구입했고 같은해 10월 나머지 한 점인 루빈시타인 초상화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 그림들은 배운성이 1937년경부터 1940년 독일군의 파리 점령 직후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파리 근교 라루쉬 예술창작촌에서 그렸을 것으로 전씨는 추정했다.
배운성은 예술창작촌 주인에게 곧 돌아올 것을 약속하며 이 그림들을 맡겼으나 다시 돌아오지 않자 주인이 이 그림들을 파리 미술계에서 유통시켰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배운성은 1922년 한국인 최초로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미술종합대에서 수학했으며 1940년 귀국할 때까지 독일과 프랑스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가졌다.
귀국 후에는 홍익대 미술학과 초대 학과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미술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다가 한국전쟁때 월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1999년 펴낸 ‘조선력대미술가편람’에는 그에 관한 설명을 3쪽 가까이 할애할 정도로 중요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측은 이 작품들의 전시회를 오는 9월 덕수궁분관에서 가질 계획이다.
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