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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내달 장애인체육대회 축하비행 갖는 시각장애인 김명석씨

입력 | 2001-04-27 18:32:00


“해냈습니다. 하늘에서는 ‘흰 지팡이’가 필요 없었습니다.”

선천성 시각장애인인 김명석(金明石·36·부산 사하구 장림동)씨가 다음달 9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리는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의 개회식 축하비행에 앞서 27일 가진 시연비행에 성공했다.

김씨는 이날 해발 565m의 구덕산 정상에서 2인승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4㎞를 비행해 주경기장인 구덕운동장 잔디밭에 안착했다. 뒷자리에는 전문가 최경석(崔京錫·35)씨가 동석했으며 조종은 김씨가 직접 했다.

김씨는 “하늘을 날면서 눈으로는 세상을 볼 수 없었지만 마음으로 세상을 품어볼 수 있었다”며 “모든 장애인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비행했다”고 말했다.

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 때는 이날 시연을 한 김씨와 현재 홍익대에 재학중인 뇌성마비 지체장애인이면서 2000년 12월 히말라야를 등정한 한경혜(韓鏡惠·26)씨도 함께 축하비행에 나선다.

현재 장애인들의 협동조합인 장우(障友)신용협동조합 상무를 맡고 있는 김씨는 모든 일에 활동적인데다 비장애인보다 더 열심히 사회활동을 해 이번 축하비행 대표로 뽑히게 됐다. 그는 99년 10월 부산 사직운동장에서 열린 코리안시리즈 때 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시구를 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씨는 20여년 전 장애인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던 비장애인 이경자(李敬子·36)씨와 87년 결혼해 두 딸(9, 7세)을 두고 있다.

한편 제21회 전국 장애인체육대회는 다음달 9∼11일 2020명의 장애인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구덕운동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