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맞춤 日食, '색다른 입맛'유혹
맘먹고 일식집에 가보곤 하지만 언제나 생선회 초밥 튀김 알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한식당에서 불고기 비빔밥 냉면 된장찌개가 전부인 것처럼.
청담동 식당들에 대해 “인테리어만 번지르르하지 맛은 별볼일 없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 새로운 스타일의 일식을 먹어보고 싶은 사람, 비즈니스로 외국인을 접대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 특히 그 외국인이 한국에 자주 오는 사람이라 ‘색다른 입맛’을 원한다면, 이 곳을 적극 활용할 만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시즌스’(02―517―0905∼6)다.
요리 나오는 시간이 다소 긴 대신 요리사들의 ‘욕심’이 묻어난다. 좌석은 70석에 못 미치지만 주방장만 9명이다. ‘시즌스(Season’s)’라는 제목처럼 메뉴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한번씩 바뀐다. 일본 ‘핫도리 요리학원’출신인 주방장들이 교대로 일본에 ‘맛기행’을 떠나 벤치마킹한, 계절에 맞는 요리로 메뉴를 장식한다. ‘퓨전’이라고 생각하면 오해. 모두 일본 현지 식당에서 검증 받은 ‘정통일식’이다.
도쿄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명란치즈감자’는 “명란젓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 줄 몰랐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살짝 구운 참치와 날치알, 튀긴 마늘을 넣은 ‘폰즈네즈 샐러드’, 살짝 튀긴 두부 위에 성게알을 얹고 소스를 둘러 낸 ‘철판우니두부’ 등이 특히 인기 있는 ‘별미 메뉴’다. 청주나 화이트와인 한 병을 옆에 놓으면 ‘끼니+술+안주’가 전부 해결된다.
‘문화공간’인 점도 맘에 든다. 화가 이진용씨의 회화작품들이 벽 한구석을 장식하고 있고 창가의 자리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전면 통유리여서 청담동 골목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눈도장을 자주 찍은 단골 손님들에 한해 주인 아주머니가 집에서 손수 담근 보쌈김치를 서비스한다. 김치라기보다는 꼭 ‘배추샐러드’ 같이 상쾌한 느낌을 준다. 디저트로 나오는 녹차 홍차 아이스크림도 주방에서 하나씩 만드는 탓에 신선도가 높다.
연예인이 아니면 근처에 숍이 있는 패션 디자이너들과 꼭 한두명씩 마주치게 된다. 메인요리는 2만원 안팎. 평일에도 점심 때는 예약을 해야 된다. 오후 11시까지. 주차는 무료, M.net빌딩 바로 뒤편 건물 2층이어서 찾기도 쉽다.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