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전진, 코리아!’
세계 탁구선수권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오사카 중앙체육관에서 ‘계속 전진’이라는 구호는 이제 귀에 익은 것이 됐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 말은 원래 총련계 교민들이 북한 선수단들의 이름에 붙여 응원하던 구호. 그러나 민단 응원단과 한국에서 온 응원단들까지 이 구호를 ‘배우는’ 바람에 남북한을 가리지 않고 ‘계속 전진’을 외쳐대는 것이 자연스럽게 한민족의 응원 구호가 됐다.
남북한이 여자 단체전에서 맞대결을 벌인 27일, 민단과 총련은 태극기와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를 흔들기로 합의했다. 이날은 또 양측 모두 ‘계속 전진’이라는 구호 뒤에 ‘코리아’를 붙여 응원했다.
선수 이름을 외칠 경우에도 ‘유지혜, 김현희’라는 식으로 남북한 선수의 이름을 함께 붙였다.
결국 겉으로 보기에는 누가 누구를 응원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 어느 쪽이 점수를 따도 박수는 터져 나왔다.
경기를 앞두고 한 북한 선수는 “형제끼리 붙어도 승부를 가려야 하는 것이 운동 경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그 말은 녹색 테이블 위에서만 적용되는 것.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고향의 봄’을 합창하는 300여명 응원단의 마음은 이미 ‘승패’를 떠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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