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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뚫어라" 인터넷 장벽 "막아라"

입력 | 2001-04-29 18:32:00


그러나 정보의 세계에서 누군가가 벽을 세우면 그 벽을 뚫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게 마련. 최근 뉴욕타임스는 인터넷 접근을 제한하는 나라들과 이들이 설치한 벽을 뚫고 자유로운 인터넷 접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기업들간의 끊임없는 숨바꼭질에 대해 보도했다. 인터넷 기업들이 정부의 차단벽을 뚫는 법을 개발하면 정부는 이들의 서비스를 차단할 방법을 강구하고, 인터넷 기업들은 정부의 조치보다 한 발 앞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도메인 이름을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다시 도망가는 식이다.

예를 들어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어노니마이저(www.anonymizer.com)라는 회사는 몇 달만에 한 번씩 인터넷주소(IP)와 도메인 이름을 바꾼다. 사용자들에게는 전자우편을 통해 바뀐 이름을 통보해준다.

한편 오클랜드의 세이프웹(www.safeweb.com)이라는 회사는 자사의 웹사이트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금지 사이트 목록에 오르기 전에 벌써 서비스 차단을 매우 어렵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트라이앵글 보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개인용 컴퓨터가 일종의 서버와 같은 기능을 하게 해준다. 따라서 다른 컴퓨터 사용자들이 이 컴퓨터를 통해 금지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이 때 중앙 서버에는 접속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단속이 아주 어렵다.

어노니마이저와 세이프웹은 자유로운 인터넷 접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 중에서 사용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세이프웹은 특히 중국의 파룬궁 추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또한 어노니마이저는 1999년의 코소보 사태 때 코소보 주민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통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 두 곳 외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는 사일런트서프닷컴(www.silentsurf.com), 클록(www.thecloak.com) 등이 있다.

인터넷을 통한 인권신장 운동에 나서고 있는 디지털 프리덤 네트워크의 앨런 브라운 부회장은 이들의 활동을 구호물자 공수작전에 비유했다. 음식과 약품 대신 자유로운 정보가 제공되는 것만 다를 뿐 본질은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국가가 통제하려는 것은 바로 정보이기 때문에 톰과 제리처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는 제리가 조금은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 같다. 정보와 자유에 대한 갈망은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http://www.nytimes.com/2001/04/26/technology/26SAF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