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강병철 감독과 두산 김인식 감독, 그리고 롯데 김명성 감독은 46년생 동기동창이다. 불과 8명밖에 없는 프로야구 사령탑 중 3명이 동기생인 것은 흔치 않은 경우. 그러나 이들 3명의 스타일은 그야말로 천양지차.
“병철이는 술은 안 마시는 대신 바둑 같은 잡기에 강하지. 명성이는 정반대야. 술은 좋아하는데 동기들이랑 어울리기보다는 가정에 충실한 편이지. 나? 난 둘다 좋아하니까 내가 제일 망가진 경우지.”
이에 대한 김인식 감독의 농담이 재미있다. 사실 김인식 감독은 주말 SK와 잠실 3연전을 치르는 동안 2승을 먼저 따냈으면서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가장 친한 동기인 강병철 감독이 잠실에 오기 전까지 4연승의 상승세로 역대 프로야구 감독 중 네 번째 700승을 눈앞에 둔 상태였기 때문. 두산이 2승을 먼저 따냄에 따라 SK는 팀창단 후 첫 5연승이 물거품이 됐고 강병철 감독은 699승에서 아홉수 징크스를 앓아야 했다.
1승에 목을 맨다는 프로야구 감독들이지만 김인식 감독은 29일 SK에 역전패하자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표정. 동기생들의 진한 우정이 배어난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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