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개혁법안과 국무총리 및 행정자치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처리를 앞둔 30일 낮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 등 여 3당의 의석수를 모두 합쳐야 전체의석(273석)의 과반수인 137석을 간신히 채우는 상황이어서 이 의장의 기권 선언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이 의장의 한 측근은 “어떤 상황에서도 엄정 중립을 지키려는 이 의장이 고민 끝에 내린 결심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 송훈석(宋勳錫) 수석부총무는 “그게 무슨 소리냐. 그러면 안되는데”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국회법상 가부 동수가 되면 국회의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여지도 없이 곧바로 안건은 부결된다.
따라서 와병 중인 민주당 이원성(李源性) 의원까지 동원한 여권으로선 이 의장의 기권이 야속할 수밖에 없다.
이 의장도 “설마 그렇게까지야 되겠느냐”고 하면서도 의석 분포를 곰곰이 따져보고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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