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개항을 위해 위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던 인천국제공항공사 기술운영본부 이복일(李福壹·49)항행팀장이 지난달 29일 밤 별세했다.
공항공사측은 이 팀장의 ‘살신성인(殺身成仁)’을 기려 공사 창립 이후 최초로 공항공사장으로 장례식을 치르기로 하고 30일 공사 청사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또 1일까지 공항공사기를 조기로 게양하고, 임직원들에게 검은 리본을 달도록 했다.
94년 8월 인천공항 건설 현장에 합류한 이 팀장은 시정 200m에서도 항공기 착륙이 가능한 계기착륙시설과 관제통신시설, 공항 및 지상 감시레이더 등의 첨단시설을 갖추느라 혼신의 힘을 쏟았다. 관리자 숙소에 머물면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집에 들어갈 만큼 책임감이 강했던 그는 지난해 11월 갑자기 쓰러져 위암 판정을 받았다.
그렇지만 “개항이 임박한 시점에서 일손을 놓을 수 없다”며 가족들의 만류를 물리친 채 업무를 계속 처리해오다 병세가 악화돼 2월부터 병석에 눕게 됐다. 그 후에도 전화로 업무를 협의하고 지시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개항에 헌신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이 팀장은 개항식에서 석탑산업훈장을 받았고 휠체어 차림으로 시상식장에 나온 그는 누구보다도 감격스러워했다고 동료들은 전한다.
발인은 1일. “인천공항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화장 후 유골은 용유도 왕산레이더 송신소 인근 바다에 뿌려질 예정이다.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