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14부(전봉진·全峯進부장판사)는 동부생명보험㈜이 “보험가입 당시 희귀 혈우병이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수술 중 과다출혈로 사망한 이모씨의 아내 강모씨(31)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달 24일 1심을 깨고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보험계약서 질문서에 혈우병 등 특이 병명에 관한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았던 점은 인정되지만 이씨가 출생 이후 25년간 중증 혈우병을 앓고 있었는데도 포괄적인 과거 병력을 묻는 항목에 이를 기재하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생명은 95년 피보험자를 이씨로, 보험수익자를 강씨로 하는 1억원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는데 혈우병을 앓고 있던 이씨가 96년 복막염 수술 도중 과다 출혈로 숨진 뒤 강씨가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보험계약 청약서 질문표를 사용할 경우 가입자가 이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까지 알릴 의무는 없다”는 이유로 동부생명에 패소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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