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나쁠수는 없다.' 경기 결과를 놓고보면 그렇다. 5일새벽 시즌4승에 도전했던 박찬호는 패전의 멍에와 동시에 허리부상까지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투구내용만을 놓고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고 할 만큼 눈부셨다.
박찬호가 5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던진 볼은 모두 88개. 6이닝동안 22타자를 맞아 볼넷없이 삼진 8개를 솎아내며 5안타 2실점했다. 방어율은 3.55.
▼박찬호 시카고 컵스전 투구내용▼
타순
타자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7회
①
영
유비
우비
안타
②
구티에레즈
내안
우안
투땅
③
밀러
3비
1비
중안
④
소사
삼진
3땅
좌안
⑤
화이트
삼진
우비
⑥
헌들리
우비
삼진
⑦
스테이스
삼진
삼진
⑧
버포트
삼진
중비
⑨
태파니
삼진
삼진
2자책점을 기록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아쉬운 대목에 눈에 띈다. 7회말 선두타자 빌 밀러의 중전안타로 맞은 무사1루의 위기. 박찬호는 새미 소사와의 어려운 승부끝에 1루 파울플라이를 유도해 냈지만, 1루수 캐로스와 2루수 그루질라넥이 서로 미루다 쉽게 잡을 수 있는 볼을 놓쳤다.
위기를 모면한 새미 소사는 곧바로 3루수옆을 빠지는 안타로 응수.
박찬호는 무사1,2루의 상황에서 갑자기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매트 허지스에게 넘겨줬고, 이후 허지스는 박찬호가 내보낸 주자2명을 모두 홈인시켰다.
이날 박찬호는 6회말까지 완벽한 제구력으로 볼넷없이 삼진 행진을 펼치며 산발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소사와 2번의 맞대결에서도 삼진 1개와 내야 땅볼로 우위를 지켰었다. 낮은 직구가 마음먹은 대로 들어가면서 폭포수 같이 떨어지는 커브의 위력도 배가됐다.
박찬호는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등 투타에 걸쳐 고군분투 했지만, 팀 타선의 침묵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박찬호의 다음 등판 일정은 오는 10일 오전 11시10분 플로리다 말린스전. 그러나 부상이 심각할 경우 변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