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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대종상 선정 잡음 원인 무엇인가?

입력 | 2001-05-06 18:50:00


6일 영화인회의 상임집행위원들이 총 사퇴한 것은 현재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전혀 동떨어진 대종상 영화제 시상 결과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정에서 비롯됐다.

대종상 시상 결과에 대한 반발은 지난달 25일 시상식에서 ‘공동경비구역 JSA’와 수상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친구’가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한 반면, 멜로 영화 ‘하루’가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자 곧바로 터져 나왔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 데 대해 6일 영화인회의 상임집행위원들은 “공정성보다는 제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심사위원특별상의 경우 작품상을 선정할 때 2등을 한 작품에 주기로 한 규정 때문에 심사위원 9명 중 ‘공동경비구역JSA’가 8표를 얻은 뒤 겨우 1표를 얻어 2등을 한 ‘하루’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또 신인감독상 규정이나 인기상 결정과정, 심사위원장 교체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하지 않아 부실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영화계 신 구세대 간의 높은 불신의 벽에 있다. 영화계에서는 “영화인협회와 영화인회의가 각각 같은 수로 추천한 심사위원들은 작품 선정을 놓고 의견 교환이 불가능할 정도였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심사도중 위원장이 느닷없이 교체되었는데도 그에 대한 토론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영화인협회 유동훈 이사장도 “신 구세대 간 전반적 대화와 토론이 단절된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일단 영화인협회는 8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영화인회의의 상임집행위원 총 사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또 대종상 사무국은 올해의 문제를 가리는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그러나 모처럼 영화계 화합을 꾀한다며 모양 좋게 시작했던 대종상은 결국 올해에도 오점만 남기고 말았다.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