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펀드는 투자만 하면 ‘대박’을 이룰까?”
요즘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영화펀드 모집이 붐을 이루고 있다. 특정영화에 투자한 뒤 일정 수익률을 배분하는 방식의 네티즌 펀드가 주류다.
지난달 초에 공모한 ‘인디언 썸머’는 1차(예비분 포함 6000만원)가 3분, 2차(6000만원)가 41초 만에 종료됐고 ‘친구’는 공모시작 1분 만에 1억원을 유치할 정도로 공모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인터넷 영화펀드의 수익률은 들쭉날쭉이다. 짭짤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지만 참담한 흥행실적으로 깡통을 찬 펀드들도 적지않다.
문화거래소(www.gfan.co.kr)의 박미아 팀장은 “영화가 어차피 도박성이 큰 사업인 만큼 모집 사이트의 유명세만 보고 함부로 투자하면 곤란하다”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이미 정산이 끝난 인츠닷컴(film.intz.com)의 ‘반칙왕’을 보면 9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감’,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각각 40%와 30%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설명. 문화거래소의 ‘뷰티풀 바스트’도 50% 수익률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거래중인 인터넷펀드들은 대부분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다. 공모가가 1만원인 ‘친구’는 흥행기록을 연일 경신하면서 벌써 2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카르타’ 는 1만2500원(공모가 1만원)을 기록중이다. 올 여름에 개봉될 예정인 인터파크 구스닥(showbiz.goodsdaq.co.kr)의 ‘엽기적인 그녀’도 이미 공모가 5000원을 넘은 5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네티즌 펀드가 인기를 더해가면서 1인당 평균 투자금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만∼5만원짜리 소액 투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올들어선 10만∼50만원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인디언 썸머’는 1인당 평균투자금액이 100만원에 육박했다. ‘파이란’의 경우는 1000만원 이상 투자한 ‘큰손’이 3명이다.
반면 마이너스 펀드도 적지않다.인터파크 구스닥의 ‘킬리만자로’는 54%나 손실을 보았다. 심마니 엔터펀드의 ‘눈물’도 원금의 40%를 까먹을 전망이다. 또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던 ‘하면 된다’도 20%의 손실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만 50만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하며 3억3600만원을 공모했던 한스글로벌(www.hanboom.com)의 ‘천사몽’은 1만명도 채우지 못해 상당한 투자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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