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에도 ‘등급’이 있다.
구장의 규모에 따라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운 좋은’ 홈런이 있는가 하면 보는 사람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장거리의 ‘호쾌한’ 홈런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런이 후자에 속한다.
두산의 슬러거 타이론 우즈(32). 그가 치는 홈런은 국내 타자들의 홈런과 질이 다르다.‘딱’하는 순간 팬들이 홈런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타구가 크고 빠르다. 1m83, 100㎏의 우람한 체구와 굵은 팔뚝에서 뿜어내는 파워는 국내 최고 수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1회 2사후 두산 우즈가 LG 선발 해리거의 137㎞짜리 직구를 받아쳤을 때 관중들은 잠실구장의 가운데 스탠드를 아예 넘어가 버리는 줄 알았다.타구는 좌중월 스탠드 맨 꼭대기의 난간을 맞힌 뒤 운동장 밖으로 나갔다.
지난해 5월4일 롯데전에서 잠실구장 지붕을 넘긴 김동주의 150m짜리에 불과 5m 모자라는 145m짜리 초대형 홈런. 하지만 공식 기록원의 눈대중으로 매긴 비거리이기 때문에 실제론 김동주의 타구보다 더 길었을지도 몰랐다.
우즈의 장거리 홈런 행진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1―2로 뒤진 6회말 우즈는 장원진을 1루에 두고 가운데 백스크린을 맞추는 140m짜리 대형 홈런을 또다시 뿜어내 휴일 잠실구장을 찾은 3만명의 관중앞에서 특유의 장타력을 마음껏 뽐냈다.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는 역전 2점포.
무뚝뚝한 성격의 두산 김인식감독은 이례적으로 더그아웃 앞에 직접 나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우즈의 ‘괴력’에 경이를 표했다.
우즈가 올 시즌 때려낸 홈런은 모두 6개. 이 6개의 평균 비거리는 130m로 다른 홈런 타자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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