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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생우 저지농성 풀어…농민대표-수입상 협상타결

입력 | 2001-05-07 01:33:00


경북 경주에 도착한 호주산 수입생우의 반입을 둘러싼 이 지역 한우사육 농민들과 수입업자간에 협상이 6일 밤 40여시간만에 타결됐다.

전국한우협회 경북도지회 남호경회장(53) 등 농민대표 13명과 수입업체인 농원식품측은 6일밤 11시반경 마라톤협상 끝에 탈진상태의 소들을 입식농가에 보내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한 뒤 국립수의과학연구원 인천지원 계류장으로 돌려 보내 블루텅병 검사를 받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한우사육 농민 400여명은 5일 오전부터 호주산 수입생우 120마리를 분양받은 경주시 광명동 한모씨(50)의 농장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는 한편 경부고속도로 건천톨게이트에 진을 치고 트럭의 진입을 막았다. 이중 50여명은 밤샘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은 톨게이트를 빠져 나온 트럭 5대의 타이어를 펑크내고 적재함 문을 열어 소 7마리를 들판에 풀어놓았으며 이를 말리는 운반업체 직원들을 폭행, 전치 2∼4주의 상처를 입혔다.

또 트럭에 실린 소들은 40시간 이상 사료와 물을 먹지 못해 대부분 탈진상태에 빠져 이 중 2마리가 폐사했다.

농민들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블루텅병에 걸린 소들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출고시켰다고 주장, 농민단체와 교수 전문가 등이 입회한 가운데 재검역을 실시하고 수입생우 입식농가에 지원한 한우육성자금 전액을 회수하라고 요구했다.

현지에 온 김옥경(金玉經)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폐사한 소는 부검을 통해 원인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한우육성자금을 회수하겠으며 입식 후 병에 걸린 소가 발견될 경우 검역원장이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인천지원 계류장에서 출고된 수입생우 1차 분양분은 모두 160마리로 이 중 20마리는 전북 진안의 한 농가에 이미 분양됐다.

ha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