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왼쪽)가 공중에 뜬 상태에서 앤더슨에게 거친 파울을 저지르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 샌앤토니오 스퍼스에 비상이 걸렸다. 정규시즌에서 팀 던컨에 이어 팀내 득점랭킹 2위를 차지했던 파이팅 넘치는 슈팅가드 데릭 앤더슨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 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
오른쪽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당한 앤더슨은 최소 3주에서 최대 6주간 결장이 불가피해 사실상 이번시즌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앤더슨이 부상을 당한 것은 6일(한국시간)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서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1차전.
2쿼터 종료 2.5초를 남기고 속공찬스를 잡은 앤더슨은 왼쪽 베이스라인을 돌파한 후 덩크슛을 노리다 블록슛으로 이를 저지하려던 댈러스 주완 하워드와 공중에서 부딪쳐 중심을 잃고 그대로 코트박닥에 떨어졌다. 앤더슨은 몸이 비틀린 상태에서 오른쪽 어깨와 머리가 마루바닥에 강하게 부딪쳐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심한 충격을 받았다.
하워드는 자신의 파울이 치명적이었음을 깨닫고 곧바로 앤더슨에게 달려갔으나 주위에 있던 샌안토니오 선수들에게 떠밀려 접근하지 못했다. 하워드는 고의적인 파울(flagrant-2) 선언을 당해 퇴장당했다.
하워드는 경기 후 샌안토니오 라커룸을 찾아가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평소 얌전한 플레이 스타일로 ‘터프가이’와는 거리가 먼 하워드의 파울은 고의성이 없었던 것으로 보여 2차전부터는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앤더슨의 결장은 2년만에 정상정복을 꿈꾸고 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시즌 개막전 LA클리퍼스에서 샌안토니오로 적을 옮긴 앤더슨은 적중도 높은 외곽포는 물론 경기가 풀리지 않을땐 과감한 골밑돌파로 동료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역할 을 떠맡는 등 팀의 활력소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특히 ‘트윈타워’ 팀 던컨과 데이비드 로빈슨의 동반 부진때는 주포 역할 까지 척척 해내며 샌안토니오가 리그 최고승률인 58승24패를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샌안토니오가 LA레이커스와 더블어 ‘우승 1순위’로 평가받은 결정적인 요인은 지난 98~99시즌 우승 당시 션 앨리엇이 했던 역할을 앤더슨이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었기 때문. 팀 동료이자 샌안토니오의 정신적 리더인 데이비드 로빈슨 조차 “앤더슨이 있기에 우승을 노려볼만 하다”고 말했을 정도.
따라서 샌안토니오는 ‘트윈타워’가 봉쇄당할 경우 돌파구를 제시해주곤 했던 앤더슨의 손실로 새로운 공격옵션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앤더슨은 이번시즌 82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경기당 평균 15.5 점, 4.4리바운드, 3.7어시스트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