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마 달의 변신
현재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필라델피아의 투수들 중 가장 신뢰감을 주는 투수는 누구일까? 정답은 놀랍게도 좌완 투수 오마 달이다.
달은 지난 주(5월 2일 경기) 리그 팀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콜로라도 타선을 맞아 8이닝동안 4안타 1실점의 호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되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달은 현재까지 3승 무패, 방어율 3.13을 기록, 팀내 다승, 방어율 부분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남기며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시즌 4승 19패(방어율 6.14)를 기록, 내셔널리그 최다패전 불명예와 함께 단일시즌 20패라는 최악의 기록을 작성할뻔했던 미운 오리새끼 오마 달은 불과 1년도 안된 사이에 백조로 탈바꿈해 팀선두 질주의 핵심이 되고 있다.
2. 모처럼 이름값 - 마이크 무시나
'뉴욕 양키즈의 마이크 무시나'. 마이크 무시나에게 있어 아직은 양키즈의 투수라는 것이 어색해 보인다.
무시나는 지난주 2일 올시즌 최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네소타 전에서 9이닝동안 삼진 12개 포함 단 3안타로 틀어막는 역투를 선보이며 비로서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투구를 선보였다. 올시즌 2승째이자 첫 완봉승.
사실 무시나는 올시즌 대단한 기대를 받았다.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양키즈의 '핀스트라이프'를 선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올시즌 사이영상 후보로 무시나를 일순위에 올려놓았다. 무시나 입장에서는 초라한 볼티모어 타선에 비해 양키즈의 짜임새 있는 타선은 마치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나 다름없었기 때문.
그러나 무시나의 초반 스타트는 좋지 못했다. 양키즈 유니폼을 입은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힘찬 첫걸음을 내딛었던 무시나는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이 기간동안 무시나는 17.1이닝동안 14점을 허용하는 부진한 투구를 선보인 것.
미네소타 전의 역투를 계기로 무시나는 다시 특급투수로서의 명성을 되찾았다. 무시나의 부활과 더불어 소속팀 양키즈의 성적도 최정상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3. 시카고 화이트삭스, 왜 이러나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화이트삭스는 지난주 4연패 포함 1승 4패를 기록하는 부진한 성적은 남겨 시즌 초반부터 계속되었던 슬럼프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오프시즌 동안 데이빗 웰스를 영입, 올시즌 강력한 지구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화이트삭스였으나 현재 성적은 8승 19패로 리그 최하위. 3할대가 간신히 넘는 승률로 리그 선두인 미네소타와도 무려 11게임 차이다.
화이트삭스가 이처럼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한 원인은 선발진의 부진과 맞물려 팀의 간판타자인 프랑크 토마스의 슬럼프가 장기화되면서 팀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졌기 때문.
기대했던 웰스는 특급투수로서의 명성에는 다소 못미치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고 짐 파케(3패, 방어율 8.04), 제임스 발드윈(2패, 방어율 5.82), 칼 엘드레드(1패, 방어율 13.50) 등 지난시즌 돌풍의 원동력이었던 선발진이 약속이나 한듯 모두 부진한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캐리어 최고의 활약을 보인 토마스가 현재 2할대가 간신히 넘는 타율로 침체를 겪고 있어 팀의 득점력을 반감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4. 노모 - 이치로 맞대결
지난주 전 일본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다. 바로 일본 최고의 슈퍼스타인 노모 히데오와 스즈키 이치로가 투타에서 맞대결을 펼친 것.
올시즌 보스턴 이적후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노모나 메이저리그 첫해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치로의 대결은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던 것은 사실. 결과는 3타석 동안 무안타로 잠재운 노모의 완승(2타수 무안타).
노모는 이치로를 첫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처리한데 이어 두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해 선배로서의 체면을 세웠다. 세번째 타석은 데드볼로 진루시켰다.
그러나 경기는 이치로가 속한 시애틀의 승리로 끝났다.
이치로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5회 데드볼로 진루해 득점에 성공한 뒤 7회에는 바뀐 투수 데릭 로우를 상대로 승부에 쇄기를 박는 1타점 3루타를 터트려 팀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반면 노모는 6이닝동안 4안타밖에 맞지 않았지만 위기에서 적시타를 허용하며 4실점, 패전 투수가 되 시즌 2패째를 안았다.
이날 이치로가 얻은 데드볼은 본인의 메이저리그 첫 기록. 이치로는 같은 일본 출신의 노모에게 메이저리그 첫 데드볼을 얻어낸 것이다.
아이러닉컬한 것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치로가 첫 홈런을 뽑아낸 상대가 바로 노모라는 점. 이치로는 오릭스 소속인 지난 1993년 6월 12일 당시 긴데쓰 소속이었던 노모로부터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뺏어냈었다.
5. 브레드 레드키 - 더 이상의 불운은 없다.
미네소타의 에이스 투수 브레드 레드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로 손꼽힌다.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15승 이상을 올릴수 있는 구위를 지녔지만 레드키의 불운은 소속팀이 최약체인 미네소타 트윈스라는 점.
레드키는 99시즌 3.75라는 훌륭한 방어율을 기록했지만 승수는 12승(14패)에 그쳤고 지난시즌에도 4.45의 괜찮은 방어율을 남겼지만 역시 12승(16패)에 그치고 말았다.
원인은 빈약한 득점 지원 때문. 레드키는 99시즌에 4.32점의 득점을 지원받은데 그쳤고 지난시즌에는 이보다 떨어진 4.17에 그쳤다. 모두 리그 최하위권 수준.
따라서 올시즌 후 자유계약 선수가 되는 레드키는 당연히 미네소타를 떠나 새로운 팀으로 이적이 예상되었다. 그러나 레드키는 팀이 제시한 장기계약 조건을 받아들이고 팀잔류를 택해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올시즌 레드키는 최근 몇년간의 불운을 한꺼번에 보상받고 있다. 래드키는 지난주 5월 1일 뉴욕 양키즈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올시즌 메이저리그 최초로 5승고지를 밟았다. 올시즌 6번의 선발 등판에서 5승을 기록한 것.
레드키의 올시즌 득점 지원은 5.21점. 지난 시즌에 비해 1점밖에 높아지지 않는 수치지만 무엇보다도 팀타선이 승부처에서 착실하게 득점을 뽑아 내며 레드키를 승리투수로 만들고 주고 있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레드키에게 더이상의 불운은 없는 것이다.
6. 웨이드 밀러 - 이제는 에이스
휴스턴의 신인급 투수 웨이드 밀러가 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밀러는 지난주 5일 몬트리올 전에서 8이닝을 4안타 3실점으로 막으며 승리 투수가 돼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당당히 내셔널리그 다승 부분 단독 1위.
지난달 23일 강적 세인트루이스 전에서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 강한 인상을 남겼던 밀러는 현재 5승 1패, 방어율 2.36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내셔널리그 1위에 해당하는 피안타율(0.169)이 증명해주듯이 밀러의 공은 특급투수 못지 않게 위력적이어서 빅리그 2년만에 사이영 수상이라는 성급한 예상을 낳게 하고 있다.
밀러의 최대 강점은 불같은 강속구. 최대 97-8마일에 육박하고 평균 구속이 95마일대를 유지한다. 여기에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각도 큰 너클 커브가 뒷받침되면서 타자들이 공략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이제 빅리그 2년차에 불과한 밀러지만 현재는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이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밀러의 맹활약은 메이저리그의 신선한 화제거리임이 분명하다.
7. 자니 오츠 감독 사임 - 텍사스의 불운
삐걱거리던 텍사스 호가 드디어 선장 교체라는 최후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지난 오프 시즌 동안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초대형 계약 등 숫한 화제를 양산시켰던 텍사스였지만 지난주 5연패의 부진 포함 올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기며 감독까지 교체해야 하는 불운을 맞보게 됐다.
텍사스의 현재 성적은 12승 17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 지구 선두인 시애틀과 무려 10게임 이상 차이가 나고 있으며 지난 1985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자니 오츠 감독을 퇴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몰고 간 근본적인 원흉은 바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투수력. 현재 텍사스의 팀방어율은 무려 6. 72로 메이저리그 최하위이다. 팀의 에이스인 릭 헬링이 1승(5패, 방어율 8.01)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고 대린 올리버가 4승을 올리고 있지만 방어율은 무려 7.85에 달한다.
팀타율 0.285가 말해주듯이 타선은 막강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투수력은 선발진과 불펜진 할것 없이 집단 슬럼프 현상에 빠져 있어 오츠 감독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갔다.
8. 5월 둘째주 프리뷰
쟈니 오츠 감독을 해임시킨 텍사스의 행보가 가장 큰 관심거리. 텍사스는 지난 6일 경기에서 모처럼 역투를 펼친 선발 투수 라이언 글린의 활약으로 연패에서 벗어나며 분위기 반저에는 성공한 상태다.
텍사스는 이번주 시카고 화이트삭스, 디트로이트와 경기를 펼친다. 모두 중부지구에서 하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라 비교적 수월한 일정이라는 평가. 다만 모두 원정경기로 펼쳐진다는 점이 유일한 부담.
이번주에는 아메리칸리드 동부지구 팀들이 행보도 많은 관심을 끈다. 뉴욕 양키즈는 미네소타와 맞붙고 보스턴은 시애틀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모두 지난주 원정경기에 나서 열세를 보인 상대들. 따리서 보스턴이나 뉴욕 양키즈 입장에서는 설욕적을 펼쳐야만 하는 입장.
보스턴과 시애틀이 다시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노모와 이치로의 대결도 많은 관심거리. 노모는 3연전 첫경기에 선발등판이 예정되어 있어 다시 이치로와 맞대결을 펼친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dreamx.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