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최재훈(29)은 ‘바른 생활 사나이’로 통한다.
가수 생활 8년째이지만 스캔들은커녕 뜬소문 하나 없다. 얼핏 ‘따분한’ 캐릭터로 비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같은 모범적 이미지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최재훈도 늘 팬들에게 “연예인이 아니라 음악인으로 기억해 달라”고 주문해왔다.
최근에는 못먹는 술도 끊었다. “(술이) 목소리에 나빠서”라는 답변이 모범적이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도 94년 데뷔 이후 8년 동안 록발라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창법이나 감정 표현이 록발라드의 전형을 이룬다”는 게 그에 대한 평가. 데뷔곡 ‘널 보낸 후에’를 비롯해 ‘잊을수 없는 너’ ‘비의 랩소디’ 등 그의 히트곡은 대부분 비슷한 분위기다.
최근 발표한 새음반(5집)에서도 그는 록발라드 ‘편지’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3옥타브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역과 애절한 창법 등이 예전 히트곡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사내용도 죽음처럼 차갑게 이별해 버린 옛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했다.
8년간 록발라드를 불렀으면 지겹지 않을까.
“아직 멀었어요. 노래만 듣고도 뭉클한 느낌이 파도처럼 일어나야 하는데…. 아직도 록발라드의 모범이 되려면 더 연구해야 해요.”
새 음반에서 변화를 준 대목은 현장 분위기를 담으려했다는 점. 음반 녹음만을 위해 초빙하는 유명 연주자보다 콘서트때 함께 호흡을 맞춰온 연주자들과 함께 녹음했다. 또 수록곡중 빠른 템포의 ‘트랩’(함정)과 모던 록 분위기의 ‘추억속에 희미해진’ 등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록에 대한 그의 철학은 모범답안같다. 그는 “록의 매력은 에너지”이라며 “그러나 그 에너지는 콘서트 현장을 통해 재충전된다”고.
최재훈은 TV에 자주 나오지 않는다. 데뷔때부터 그랬다. 그는 “오래전부터 그렇게 활동해온 덕분에 방송사와 별다른 갈등이 없다”며 “무엇보다 내가 특별한 개인기가 없어 방송가의 관심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신 그는 콘서트에 주력한다. 새 음반을 발표할 때 콘서트부터 연다.
이번에도 4월 중순 음반 발표와 동시에 콘서트부터 가졌다. 특이한 점은 팬들은 이미 ‘편지’ 등 신곡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 그만큼 모범적인 ‘오빠부대’가 적지 않다는 증거다. 최재훈의 음반 판매량은 항상 15만∼20만장 수준이다. 새음반은 현재 5만장 선을 넘었다.
판매는 빅히트 수준은 아니나 어쨌든 그는 롱런하는 가수다. 함께 데뷔했던 가수 중 남아 있는 이는 김조한 뿐. 그는 “TV 화면에 자주 나서지 않아 팬들에게 식상함을 주지 않았던 게 롱런의 바탕”이라고 말한다.
최재훈은 26일 오후 7시반 수원 아주대 체육관, 6월2, 3일 부산 동아대 석당홀 등에서 순회콘서트를 펼친다. 02―543―4330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