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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시포커스]국내증시의 섣부른 낙관론 경고

입력 | 2001-05-09 08:14:00


"600포인트 부근에선 차익을 실현하라."

"국내외 경기회복을 낙관하기 힘들어 국내증시의 추세전환을 속단하기 힘들다."

국내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다. 이들은 4월중순이후 20%가량 급등한 현주가의 유지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기업들의 실적이 현주가를 뒷받침하기 힘들어 재차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내외 경기도 조기에 회복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이들의 입장은 8일 '누가 현시점에서 한국증시를 비중확대하고 있나'(Who should Overweight Korea Now?)라는 CLSA증권의 투자보고서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증권사는 먼저 국내증시를 둘러싼 긍정적인 변화를 인정하고 있다. 실질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투자자들이 정부의 한계기업 처리조치에 잘 적용하고 있다고 밝힌다. 또한 국내외 거시경제환경도 점차 개선되고 있어 국내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AA-등급 회사채와 BBB-등급 회사채간의 금리차이가 지난연말보다 오히려 확대되는 등 투자자들의 위험회피도가 여전히 높다고 지적한다. 주식과 회사채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얘기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율도 추가 금리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이 8일 물가상승 우려때문에 현행 5%인 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식시장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의 3세들의 인터넷 주식매각처럼 기업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것도 외국인들의 불만을 얻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금융지원은 '문제의 근본해결이 아닌 시간벌기에 다름아니다'며 정부조치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을 경계한다.

이같은 판단아래 한국증시에 대해 비중축소(Underweight)의견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급격한 기업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국내증시의 적정수준을 575포인트로 제시했다. 현수준에서는 당연히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설 경우 500포인트로 재차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 모건증권도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한다.

이 증권사는 미국경제의 조기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아래 국내증시의 최근 상승분위기가 조만간 마무리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지출 둔화와 IT산업의 설비투자감소가 맞물리면서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 경우 한국의 수출도 약세가 불가피해 현주가도 재차 하락할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엔/달러 환율이 120엔밑으로 하락한다면 국내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인정한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