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0원짜리 푸짐한 해물칼국수 - '찬양집'
1년 내내 햇빛 한번 들것 같지 않은 낙원상가 근처의 좁은 뒷골목. 찬양집은 이 골목에 있다. 벽을 보고 쭉 늘어앉아 먹는 1층과 곡예 하듯이 아슬아슬하게 올라가야 하는 다락방 같은 2층, 정말로 요즘 보기 힘든 누추함이 오히려 신선하다.
그래도 이 집은 30년째 칼국수집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유서 깊은 식당이다. 식사시간이 되면 좁은 골목 안은 순서를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진다.
이 집에 이렇게 손님이 많은 것은 단지 싼 가격때문은 아니다. 훈훈하고 푸짐한 찬양집의 해물칼국수에선 어느 집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이 집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물칼국수가 유일한 메뉴니 따로 주문을 받는 과정은 없다. 손님이 앉으면 알아서 남자는 조금 많이 여자는 조금 적게 양을 적당히 조절하여 내온다. 물론 남녀차별이 불만스러운 여자들은 주문할 때 미리 남자칼국수로 해달라고 하면 된다.
찬양집의 칼국수는 투박하고 걸진 해물칼국수다. 멸치맛이 은근한 국물에는 굴, 조개, 미역, 미더덕, 냉이, 깻잎, 대파 등의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간다.
철에 따라 재료가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진하고 걸진 국물만큼은 한결같다. 냉이향도 나고 해물맛도 복잡하여 개운하고 산뜻한 맛이란 느낌은 덜하지만 푸짐하고 훈훈한 맛만큼은 어느 집 칼국수도 따를 수 없는 찬양집 칼국수만의 맛이다.
면발 또한 투박하고 거칠다. 하늘하늘 날리는 부드러운 면발은 아니다. 그러나 쫄깃하게 씹히는 굵은 면발이 진한 국물과 맛이 잘 어울린다. 터프한 맛의 칼국수다. 김치는 싱싱하다는 느낌 뿐, 크게 기억에 남을 만한 맛깔스러움은 없다.
옥호에서 알 수 있듯,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주인의 뜻에 따라 담배나 술 모두 불가다.
▶ 전화 - 743-1384
▶ 위치 - 낙원상가에서 종묘방향으로 가다보면 우측에 백광주차장이 있는데 이 집에서 물어봐도 좋고, 물어 보는 것이 귀찮으면 이 곳에서 5미터쯤 가다가 좌측을 보면 좁은 골목이 있는데 찬양집은 이 골목 안에 있다.
[eatncook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