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들어 뉴욕증시에서 금융주들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해묵은 논쟁이지만 경기 악화에 따른 신용위험이 증가하면서 부실자산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 4월이후 금융주들은 주가 반등의 선봉에 섰지만 이제는 반대로 지수를 갉아먹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한달간 금융주들이 반등을 보인 이유는 우선 금리 인하로 촉발된 이번 상승장에서 가장 수혜가 큰 종목이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또한 주식시장의 회복과 함께 증권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먼저 쏠린 이유도 있다. S&P은행업종 지수는 4월전후 저점에서 지난 주말까지 18%의 상승을 기록했으며 뉴욕증시 금융업 지수는 14%의 상승을, S&P투자은행/증권업 지수는 37%의 상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금융업종의 경우 전체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1∼2주 전부터 반등에 나서면서 선도적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금주들어서 이들 금융업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업 애널리스트들이 수익성 악화를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먼저 공격에 나선 쪽은 프루덴셜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메이요라는 애널리스트로 대형 은행인 J.P.모건 체이스 은행에 대해 당초 투자의견인 “보유”에서 “매도”로 공격적인 투자등급 하향 조정을 단행했다. 이유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부실자산 증가 가능성이 크게 작용했고 최근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당장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뉴욕증시에서도 좀처럼 투자의견을 “매도”로 내지 않는 보수적인 분위기인지라 매도의견은 시장에 다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주가 하락을 불러일으켰다. 전체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중에 매도 의견은 고작 1.5%밖에 차지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동종업계에 대해 매도로 낮췄다는 사실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게다가 바로 다음날 모건스탠리 딘위터 증권에서는 신용카드 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에 대한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상위”에서 “중립”으로 강등시켰다. 역시 이유는 경기 악화와 실직 증가등에 따른 수익성 저하 문제를 제기했다. 때마침 미국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생산성지표가 6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악재가 나타난 시기여서 금융업종 주가는 추가 하락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이들 애널리스트들의 뒤늦은 투자등급 하향 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주가가 좀처럼 돌아서지 못해 애를 태우는 모습이다. 다음 주에 결정될 추가 금리 인하만이 금융주들의 재도약을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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