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이콘스의 구단주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9일 아디다스컵 결승 1차전을 관전했다. 구단주로서 자신의 팀이 벌이는 결승전을 지켜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러나 알고보면 정회장의 이날 관전은 징크스를 무릅쓰고 내린 큰 결심 .
정몽규 회장은 알려진 축구 마니아. 지난해에도 자주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독려하곤 했는데, 문제는 정회장이 경기장에 나올 때마다 부산이 번번히 패하고 말았다는 것. 정회장은 지난해 부산의 6연패를 현장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이런 징크스가 있다보니 정회장은 올해는 팀을 위해서 경기 관전을 자제해왔다. 물론 본인이 말하는 이유는 사업이 바빠서 . 구단 직원이 녹화해놓은 경기 테이프를 보며 축구에 대한 갈증을 풀던 정몽규 회장은 2일 울산 현대전때 비로소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경기는 부산의 4강 진출이 이미 결정된 뒤라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
더구나 정회장이 지켜보는데도 불구하고 부산은 울산에 2-1로 이겼다. 징크스가 깨진 것. 이에 자신감 을 얻은 정회장은 이날 원정 결승 1차전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결과는 부산의 완패. 노심초사 부산의 승리를 바랐던 정회장의 표정이 밝지 않았음은 당연한 일. 과연 정몽규 회장은 13일 홈에서 벌어지는 결승 2차전에도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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