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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악령의 포로된 범죄심리학자

입력 | 2001-05-10 18:50:00


유년시절 악령에 씌웠던 과거가 있는 마야(위노나 라이더)는 곧 다가올 사탄의 음모를 발견한다.

악령에 들린 살인범의 암호같은 메모를 해독한 결과 ‘피터 켈슨’이라는 이름을 발견한 마야는 범죄심리학자인 피터 켈슨(벤 채플린)을 찾아간다.

마야는 켈슨에게 “당신은 사탄이 지상에 머물기 위해 선택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설득시키려 애를 쓰지만 켈슨은 이를 좀처럼 믿지 못한다.

‘엑소시즘’은 이 영화의 원제(Lost Souls)와 아무 상관없는 국내 개봉용 제목이다. 19일 개봉될 공포영화의 고전 ‘엑소시스트’를 의식해 붙인 제목 같지만, ‘엑소시스트’와 비교할만한 영화는 아니다. 공포영화라기보다 한 남자의 저주받은 운명을 추적하는 서스펜스 영화에 더 가깝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세련된 촬영과 색감. ‘쉰들러 리스트’와 ‘라이언일병 구하기’로 2회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야누스 카민스키는 감독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푸른 색과 갈색의 필터, 물의 이미지 등을 사용해 시종 불길한 기운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야기 구조는 취약한 편. 도중에 제시된 갖가지 단서들은 하나로 모아지지 못한채 흩어져버리고, 왜 켈슨에게 악령이 들리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멕 라이언이 제작을 맡았다. 12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