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 개발 의혹과 미사일 개발 문제 중 핵 개발 의혹을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는 내용의 새 대북(對北)정책을 마련했다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0일 미 정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무작위 특별사찰에 응할 경우 화력발전소를 새로 제공하는 방안을 놓고 최종 조정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달 말 한국과 일본에 이 같은 내용의 새 대북정책안을 설명한 뒤 다음달 초순 북한과 정식으로 고위급 회담을 재개해 북한측의 의사를 타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미사일개발 문제보다 핵개발 의혹을 먼저 해소키로 한 것은 북한이 핵 탄두 1, 2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빌 클린턴 전 행정부가 중시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이 신문은 말했다.
또 북한이 △북-미 협의가 계속되는 한 미사일 발사 실험을 유예하겠다고 밝혔고 △미사일개발을 중지했는 지를 검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우며 △화력발전소 제공의 대가로 특별사찰 수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이 같은 방안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집권 후 지금까지 계속 표명해온 대북한 강경책에서 분쟁 회피를 중시하는 현실적인 외교노선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북한측이 지난해 고위급회담에서 화력발전소 제공과 특별사찰 수용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였다며 미국측은 큰 틀을 깨지 않는 것이라면 한국과 일본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60만㎾급이 될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2조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데 미 정부는 이미 유럽연합(EU)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원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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