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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리포트]"지방의원 유급제땐 정원 줄여야"

입력 | 2001-05-11 18:33:00


지방의회 의원직을 유급제로 바꿔야 할 것인가.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지방의회 10년의 성과와 발전과제’라는 정책세미나에서는 이 문제를 주요 과제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이 세미나는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소장 박응격·朴應格)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방의원들의 정책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방의원의 유급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제시했다.

김종규(金鍾奎) 경남도의회 의장과 오환인(吳煥仁) 서울서대문구의회 의장은 “지방의원이 무보수 명예직이어서 전문적이고 도덕적인 인물이 충원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매월 정액으로 입법활동비를 지급하는 유급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의장 등은 또 지방의원 유급보좌관제 도입과 의회의 입법조사담당관 신설 등 지원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병대(崔炳大) 한양대교수는 “지방의원들의 보수를 유급화하는 것은 의원정수를 줄이는 문제와 연계돼야 하며 상위법에 상한선만 정하고 자치단체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그러나 의원 보좌관제 도입에는 반대하며 인력풀제 형태로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여당도 지방의원 정수를 줄이되 유급화하는 방향으로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지방의원들의 유급화가 시기상조라며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다.

현재도 지방의원들에게 의정활동비와 회기수당 등으로 연간 566억원이 지급되고 있는데 유급화했을 경우 정원이 줄어들더라도 퇴직금, 보너스, 연간 봉급인상분 등을 감안할 때 훨씬 많은 예산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참석자들은 이날 지방의원들이 그동안 주민 의사를 반영하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견제역할을 어느 정도 해왔으나 아직까지 △자치입법권이 미약하고 △단체장에 대한 견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우며 △지방의원들의 정책개발에 한계가 있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