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놓고 벌이는 두 남자의 뜨거운 구애.’
프로복싱 WBC 헤비급 챔피언 자리를 놓고 세 명의 거구가 ‘밀고 당기는’ 모습이 꼭 이렇다.
애타는 심정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는 ‘두 남자’는 지난달 챔피언 벨트를 뺏긴 레녹스 루이스와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느긋한 마음으로 두 남자를 저울질하고 있는 ‘여자’는 루이스를 눕히고 정상에 오른 하심 라만.
지난달 벌어진 타이틀전 계약 조건에 들어있는 재대결 조항을 앞세워 라만을 압박하고 있는 루이스측은 최근 한 방송사를 내세워 라만에게 재대결에 응할 경우 대전료 1400만달러(약 182억원)를 주는 것은 물론 재대결 이후 갖는 2경기에 300만달러(약 39억원)를 더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현재 WBC랭킹 1위인 자신과 지명방어전을 벌여한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타이슨도 자신과 계약하고 있는 방송사를 앞세워 라만에게 대전료 1625만달러(약 211억)를 주겠다며 유혹하고 있다. 타이슨측은 라만과 루이스의 재대결을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WBC의 발표에 더욱 사기가 올라있다.
하지만 정작 ‘떡 줄 사람’인 라만은 이들의 다툼을 좀 더 즐기겠다는 모습. 라만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발표하겠다”며 이들의 애간장을 더욱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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