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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22일 내한공연 갖는 기돈 크레머 "3색의 '4계' 느껴요"

입력 | 2001-05-13 18:41:00


과감한 활긋기와 강렬한 음색의 개성파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그가 자신의 악단 ‘크레머라타 발티카’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갖는다. 공연은 22일 오후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기돈 크레머의 계절들’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비발디의 ‘사계절’, 탱고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절’,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소곡집 ‘사계절’을 실내악단용으로 편곡한 ‘사계절’이 연주된다. 이탈리아(비발디) 아르헨티나(피아졸라) 러시아(차이코프스키)의 제각기 색깔다른 ‘사계절’을 선보이는 셈.

크레머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번 공연의 의도를 들어보았다.

-차이코프스키의 곡을 포함한 세 가지 ‘사계절’이 프로그램에 들어있는데, 이 곡들을 나란히 배열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은 피아노곡으로 알려져있는데….

“계절은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영원한 테마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는 동료 음악가 라스카토프가 편곡을 했는데 원곡의 색깔이 잘 살아 있는 가운데 다채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 작곡가들의 사계절에는 공통적으로 풍부한 감정이 배어 있습니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본 일이 있습니까? 이 도시의 어떤 요소가 피아졸라의 창의력을 자극했을까요?

“그 곳은 한마디로 ‘향수’와 ‘우울’, 그리고 동시에 불같은 열정이 숨쉬는 도시입니다.”

-합주단 ‘크레마라타 발티카’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실내악단(카메라타)을 자신의 이름으로 패러디한 ‘크레마라타’라는 말이 재미있는데요.

“한 마디로 소개하기가 힘들군요. 이 악단은 나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합니다.”

(1997년 크레머가 창단한 ‘크레머라타 발티카’는 구소련 발트3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단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클래식과 탱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독특한 개성의 연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계절 소재의 음악들 외에 현대 작곡가 슈니트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와 현악을 위한 협주곡’도 연주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유명한 비올리스트 바쉬메트,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 그리고 나를 위해 쓰여진 작품입니다. 세 사람의 개성을 표현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특히 피날레는 ‘광적 열병’과 같은 비극적이고 운명적인 느낌을 줍니다.”

-‘탱고’음악도 클래식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물론이죠. 내가 처음으로 연주한 탱고는 슈니트케의 작품이었습니다.

-다음 계획은….

“계절을 주제로 한 레퍼토리에 현대곡인 데샤트니코프의 ‘러시아의 사계절’을 추가할 생각입니다. 그러면 ‘16계절’이 되겠네요.” 2만∼8만원. 02-580-1300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