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치의 경기장면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고….”
부산 아이콘스 김호곤 감독. 수원과의 결승 2차전에서 수 차례 역전 기회를 놓친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아디다스컵 도움왕 트로피를 받는 마니치를 보고 고개를 흔들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마니치는 올 시즌 부산 돌풍의 핵. 그라운드 전후좌우를 휘젓는 돌파력은 물론 슈팅력, 개인기까지 3박자를 고루 갖췄다. 그러나 김 감독은 평소 마니치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젓는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지만 다혈질이고 개성이 강해 팀 조직력과 거꾸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 김 감독이 마니치에게 경고를 받을 경우 벌금을 물리겠다는 것을 재계약서에 넣은 것도 이런 배경 때문.
13일 아디다스컵 결승 2차전에서도 김 감독은 마니치 때문에 울고 웃었다. 마니치가 전반 과도한 골 욕심으로 두 차례나 결정적인 찬스를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며 무산시켰고 후반 페널티킥도 실축하고 만 것. 마니치가 결국 동점골을 넣어 체면치레를 했으나 이 때도 옆에서 따라가는 하리에게 패스하지 않고 무리한 단독 돌파를 감행해 자칫 골 찬스를 놓칠 뻔했다.
“마니치를 어찌 하오리까.” 정규리그를 앞둔 김 감독의 안타까운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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