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진천(生居鎭川) 죽어 용인(死後龍仁)이요? 이제는 사나 죽으나 용인(生死龍仁)이라고 불러야죠.” 수도권 최대의 개발 지역으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 인구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명당’이라는 속설을 따르는 사람이 많은 탓인지 경기도에서 묘지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불법 묘지를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조사된 용인시의 전체 묘지는 공공 묘지 83만㎡, 사설법인 묘지 211만㎡, 개인 및 종중 묘지 261만㎡ 등 모두 555만㎡로 경기도 31개 시 군 가운데 가장 넓다.
경기도 전체 묘지는 공설묘지와 공동묘지를 합친 공공 묘지 1432만㎡, 사설법인 묘지 1242만㎡, 허가받은 개인 및 종중 묘지 1470만㎡ 등 모두 4144만㎡. 불법 묘지까지 합치면 묘지 면적은 공식 집계치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식 집계로 보면 용인의 묘지면적은 경기도 전체의 13%. 2위인 여주군의 묘지 면적(410만㎡)보다 무려 145만㎡나 넓다.
용인이 묘지 면적으로 ‘경기도 1위’를 차지한 것은 옛날부터 ‘명당’으로 불릴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고 최근에는 곳곳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개설돼 접근성이 좋아 유족들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
용인시 관계자는 “살아있는 사람이 좋아할 정도의 풍광과 교통 편의성이 있다면 묘지로도 손색이 없는 셈”이라며 “용인의 묘지 면적이 넓은 것은 최근에 묘지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부터 자리잡은 묘지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용인시의 묘지 면적은 시 전체 면적 591㎢의 0.94%로 전국 평균 1%에 미치지 못한다. 경기도내 평균 2.5%보다도 낮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에 인구 유입에 의한 묘지보다 과거에 생긴 묘지가 상당수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묘지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어 화장 등 새로운 장묘문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 같은 현상을 결코 달가운 것이 아니다.
대대로 용인에서 살아온 배모씨(31)는 “땅값이 많이 오른 용인에서 새로 묘지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살기 좋은 용인을 만들려면 납골당 등 새로운 장묘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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