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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인생도 도박이지만 야구는 도전이다"

입력 | 2001-05-14 15:39:00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주무기는 야수를 투수로 변신시키기인가?

한때 LG의 거포 심재학을 트레이드해온 뒤 강한 어깨를 이유로 투수로 전향시킨 바 있던 현대는 그보다 앞선 3루수로 활약하던 권준헌을 투수로 전향시킨 전력이 있었다.

하지만 심재학의 경우 투수보다는 타자로서의 역할이 팀에 큰 보탬이 된다고 자체 판단을 수정, 타자로 되돌린 경험이 있다.

그러나 심재학보다 일찍 투수로 전향한 권준헌은 타자로 다시 전환하기엔 걸림돌이 너무 많았다.

일단 타자로서 대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심재학보다는 적었고 타자로 재전향한다해도 퀸란 등과 함께 포지션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떨어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투수로 자리매김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권준헌이 드디어 첫승을 기록했다.

99년 2군 투수코치였던 유영수 2군 감독으로부터 150km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를 인정받아 투수로 전향했던 권준헌.

하지만 강속구 투수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제구력 난조로 인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그가 피나는 노력 끝에 현대 마운드의 한 축으로 당당히 성장했다.

올시즌 15경기에 나서 2패를 기록했지만 수준급의 방어율(3.55)을 선보이며 팀내 최다인 3홀드를 기록했고 급기야 13일 해태를 상대로 중간 계투로 나와 2.2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생애 첫 승을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감격의 첫승보다 권준헌에게 의미있는 것은 조웅천이 빠진 현대 허리진을 받쳐주는 든든한 투수가 됐다는 점.

승리를 향한 위기 순간에 감독의 눈길이 자신에게 다가옴을 느끼는 권준헌은 이제야 투수로 전향한 것을 기뻐하기 시작한다.

'아직은 투수로서 경험을 더 쌓아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하는 그지만 이미 팀내에서 자치하는 비중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30대에 접어든 나이.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세상에 대해 줄기찬 노력을 할 줄 아는 선수.

투수 권준헌으로 인해 한국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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