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김재박 감독.
그가 요즘 남모르는 곳에서 웃음짓고 있다.
새 장가를 가는 것도 아닌데 김 감독이 몰래 웃음짓는 이유는 바로 희망을 보이고 있는 마운드때문.
당초 에이스 정민태의 일본 진출과 막강 허리를 책임졌던 조웅천과 마무리 조규제의 이적 등으로 우려 속에 시작했던 시즌 초반 임선동, 김수경의 부상과 마무리 위재영의 부진으로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것이 현대의 현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호전됐다.
에이스가 없는 가운데 용병 테일러가 강속구는 아니지만 절묘한 컨트롤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다승과 승률부분에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준호가 시즌 2승을 거두며 팀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자 김수경 역시 자신의 컨디션을 회복해가면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김재박 감독이 투수들을 보며 흐뭇해 하는 것은 선발진보다는 중간 계투진.
지난해 조웅천이라는 걸출한 허리를 보유한 현대는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조웅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이 강해지는 법.
그간 조웅천의 그늘에 가려 있던 선수들이 올들어 부쩍 향상된 실력을 앞세워 마운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신철인, 권준헌, 송신영 등이 롱릴리프의 역할을 맡아주고 김홍집, 김민범 등의 원포인트 릴리프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허리가 강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마무리 위재영의 투구수는 1회에 한정될 수 밖에 없고 피로감이 줄어든 위재영 역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중간 계투진의 벌떼 작전으로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는 현대.
선발 투수들은 5이닝만 책임지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마무리는 1이닝만 책임지면 될 정도로 막강해진 허리진.
혹자들은 '남자는 허리가 강해야 한다'라고들 하지만 허리가 강해야 하는 것은 야구에서도 마찬가지.
이래저래 좋은 허리를 갖고 있는 김재박 감독은 복도 많은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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