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외국 기업을 상대로 로열티 벌어들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일본 미국 등 기술 선진국으로부터 원천기술을 도입하거나 무단 사용하다 소송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던 한국 산업계로서는 반대 국면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수치상으로 보자면 기술수출 총액은 여전히 수입총액의 7%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핵심기술을 개발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이처럼 결실을 맺을 경우 이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제는 소송의 주체〓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LG전자. LG전자는 최근 대만의 퀀타 컴팔사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PC와 주변기기 사이의 데이터 전송을 빠르게 해주는 ‘정보전달 통로규격(PCI버스)’ 등 컴퓨터 관련 특허를 LG의 허락도 없이 썼기 때문.
LG는 이미 같은 특허에 대해 지난해 8월 미국 인텔사와 로열티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대만 등의 다른 5개 회사와도 소송을 진행중이다.
LG는 세계 주요 60여개 컴퓨터회사와 특허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모두 자사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LG전자의 예상 연간 로열티는 2억∼3억달러. LG는 또 미국에 있는 자회사 제니스가 원천특허를 갖고 있는 디지털TV 전송기술(VSB)이 미국 디지털TV의 전송방식 표준으로 채택돼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필립스LCD도 일본 NEC사와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의 구동칩에 관한 특허문제로 소송까지 벌였으나 지난달 로열티를 받기로 하고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도 차세대 고속D램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램버스사와 특허 무효소송이 진행중이다.
▽기술 수출사례 는다〓삼성중공업은 최근 한국 조선산업 최초로 조선기술을 미국에 수출했다. 종근당은 차세대 항암제 ‘CKD602’의 원천기술을 미국 알자사에 넘기고 기술이전료 3000만달러를 받았다. 추가 로열티로 매출액의 5%를 받는다. 삼양사도 지난해 미국의 세계적인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BMS)사에 3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을 수출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 특허청으로부터 1442건의 특허등록을 인정받았으며 반도체 로열티 수입만 1500만달러 이상이다.
함수영 LG전자 특허담당 상무는 “예전에는 우리가 일본 등지로 가서 구걸하다시피 기술을 들여왔는데 이제 일부 부문에서는 입장이 거꾸로 됐다”며 “우리 기업들도 마케팅이 아니라 이제 기술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로열티 받는 한국기업 현황▼
업체
로열티 내역
LG전자
대만의 퀀타 컴팔 FIC 에이서스텍, 미국의 DTK 에버렉스 퀀텍스 상대 ‘정보전달 통로규격(PCI버스)’ 등 특허권 침해소송 진행중
미국 인텔사에 PCI버스 수출
일본 H, T사 등 주요 컴퓨터업체와 협상중
LG필립스LCD
일본 NEC로부터 액정화면관련 로열티 받기로 계약
삼성중공업
미국 앨라배마 조선소에 선박건조기술 수출
삼양사
미국 브리스톨마이어(BMS)사에 약물전달시스템 수출
종근당
항암제 ‘CKD602’미국 알자사에 수출
artemes@donga.com